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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닫힌 모스크, 다시 열린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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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당국이 4일(현지시간) 일부 이슬람 사원(모스크)의 문을 다시 연다.

이란, 신규 확진자 안 나온 132개 지역 #4일부터 모스크 열고 금요 대예배도 재개 #집단 예배 모스크, 중동 확산 진원지로 꼽혀 #이란 전체 확진자 아직 수백명, 재확산 우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사망자가 최근 2주 동안 한 명도 발생하지 않은 132개 지역(샤흐레스탄)의 모스크가 대상이다. 이들 모스크에선 8일부터 금요 대예배도 재개한다.

이란은 한국의 시‧군 단위에 해당하는 434개 샤흐레스탄으로 나뉜다. 모스크가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로 지목되면서 이란 당국은 지난 2월 28일부터 모스크를 폐쇄하고, 금요 대예배도 중단했다.

지난 3월 코로나19 여파로 폐쇄된 이란 테헤란의 사원 앞을 한 여성이 걷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3월 코로나19 여파로 폐쇄된 이란 테헤란의 사원 앞을 한 여성이 걷고 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여전히 이란 전체의 하루 신규 사망자가 수십 명, 신규 확진자가 수백 명 나오는 상황에서 모스크의 문을 성급히 열어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일 이란 국영방송 프레스tv 등 외신에 따르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코로나19가 ‘백색 단계’가 된 132개 샤흐레스탄에서 모스크가 4일 재개되고 이 지역에선 8일부터 금요 대예배도 열린다”고 발표했다.

이란 보건 당국은 지역의 코로나19 확산 정도에 따라 백·황·적색 단계로 나눠 이동·영업금지 등 제한 정책을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백색 단계가 되려면 최근 2주 동안 신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로하니 대통령은 “제한이 점차 완화되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는 여전히 중요하다”면서 “모스크에 모여 기도하는 것은 되도록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모스크의 예배 방식을 고려할 때 거리 두기를 지키기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모스크에선 많은 사람들이 가깝게 붙어 바닥에 앉아 기도하고, 한꺼번에 모스크 주변을 둘러보기도 한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 초기 중동 각국에서 발생한 환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이란의 모스크를 방문했다는 공통점이 발견됐다. 이 때문에 중동은 이란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전역으로 번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이란 테헤란 북부 이맘자데 살레 모스크에서 시민들이 이슬람의 금식성월 라마단을 맞아 저녁 예배를 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이란 테헤란 북부 이맘자데 살레 모스크에서 시민들이 이슬람의 금식성월 라마단을 맞아 저녁 예배를 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감소 추세라고는 하지만 이란 전역의 신규 확진‧사망자가 여전히 많은 점도 걱정거리다. 이란 보건부는 3일 정오 기준 코로나19 사망자는 전날보다 47명 늘어 6203명, 확진자는 전날보다 976명 증가해 9만7424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누적 완치자는 7만8422명으로, 완치율이 80.5%에 이른다는 게 이란 당국의 설명이다.

앞서 파키스탄은 이슬람 금식월인 라마단을 계기로 지난달 24일부터 모스크 집단 예배를 허용해 감염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라마단은 30일 동안 일출부터 일몰까지 물을 포함 일체의 음식을 먹거나 마실 수 없는 무슬림(이슬람 신자)의 5대 종교적 의무 가운데 하나다.

지금까지 파키스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2만84명, 사망자는 457명에 이른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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