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비대위’ 운명, 오늘 당선인 총회서 결정 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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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27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청년 비상대책위원회’ 준비 모임에서 20여 명의 청년 정치인들은 청년 비대위 상설화를 당에 요구했다. [뉴시스]

27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청년 비상대책위원회’ 준비 모임에서 20여 명의 청년 정치인들은 청년 비대위 상설화를 당에 요구했다. [뉴시스]

미래통합당이 3선 당선인들의 요구에 따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를 의결할 28일 전국위 개최 전 ‘당선인 총회’를 열기로 했다. 당초 통합당 지도부는 전국위 절차만으로 김종인 비대위를 의결하려 했지만, 내부 반발로 당선인 총회라는 관문을 하나 더 거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김종인 비대위 출범 여부는 28일 오전 당선인 총회에서 사실상 결론 날 가능성이 커졌다.

3선 11명 “당 개혁 총의 모아야” #전국위 의결 전에 총회 열기로 #전국위 못 열거나 부결 가능성도 #김재섭 등 20명 청년비대위 결성

통합당 3선 당선인 11명은 2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 모여 “당선인 총회를 먼저 개최하자”고 요구했다. 박덕흠·이종배·유의동 의원은 모임을 마친 뒤, 3선 의원들을 대표해 “당의 지도체제 문제는 향후 당의 명운을 가르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므로, 당선자 총회에서 당의 개혁방안에 대한 총의를 모은 후 이를 바탕으로 지도체제가 정해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모임에 참석한 한 의원은 “김종인 비대위가 40대 경제기수론 이외에 ‘뭘 하겠다는 건지 설명이 없다’는 문제 제기가 적지 않았다”라며 “개인적으로 김종인 비대위를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이같은) 지적이 일리가 있다는 생각에 입장문을 내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당초 “28일 오후 전국위가 예정돼있어 당선자 총회를 먼저 여는 게 물리적으로 어렵다”던 심재철 원내대표가 한발 뒤로 물러났다. 결국 오전 10시 당선인 총회, 오후 3시 전국위로 잡혔다. 전국위는 당 지도부와 상임고문, 소속 국회의원, 21대 국회 당선인, 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장 등 800여 명으로 구성된다.

현재로선 “어떤 결론이 날지는 내일(28일) 당선인 총회 현장에 가봐야 분위기를 알 수 있다”(중진 의원)는 게 중론이다. ①비대위 체제 전환의 절차·내용상 미비점을 보완할 때까지 전국위 연기 ②예정대로 전국위를 열어 김종인 비대위 의결 ③예정대로 전국위를 열었지만, 정족수 미달 또는 반대표 과반으로 부결 등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관측이다.

한 의원은 “지금은 당 내부에 확실한 리더십이 없는 상황이다. 이런 시점에 의견이 엇갈리면 결국 현장에서 목소리 큰 쪽으로 분위기가 급격히 쏠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3선 이상 중 상당수는 김종인 비대위가 들어서면 자신들은 ‘뒷방 노인네’로 취급되는 거 아닌지 걱정하는 거 같다. 저항이 만만치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가운데 통합당 소속 청년들이 ‘청년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본격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27일 첫 준비 모임을 한 김재섭 전 서울 도봉갑 후보와 천하람 전 순천-광양-곡성-구례갑 후보, 조성은 전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 등 20여 명이다. 총선 참패 뒤 나온 당 안팎의 ‘세대교체’ 요구에 부응하겠다면서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청년 비대위는 전당대회 전까지 운영되며 이후 상설기구로 명문화할 것을 당에 요구한다”고 말했다.

한영익·윤정민·김기정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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