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11인 반격에… 김종인 비대위 운명, 당선인총회서 결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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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식당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3선 당선자 모임 회의에서 박덕흠 의원(왼쪽 다섯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채익, 장제원, 이종배, 김도읍, 박덕흠, 이헌승, 하태경, 조해진, 윤재옥, 유의동, 김태흠 의원. [연합뉴스]

2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식당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3선 당선자 모임 회의에서 박덕흠 의원(왼쪽 다섯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채익, 장제원, 이종배, 김도읍, 박덕흠, 이헌승, 하태경, 조해진, 윤재옥, 유의동, 김태흠 의원. [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이 3선 당선인들의 요구에 따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를 의결할 28일 전국위 개최 전 ‘당선인 총회’를 열기로 했다. 당초 통합당 지도부는 전국위 의결을 통해 곧바로 김종인 비대위를 의결하려 했지만, 내부 반발로 당선인 총회라는 관문이 하나 더 생긴 셈이다. 이에 따라 김종인 비대위 출범 여부는 28일 오전 당선인 총회에서 사실상 결론 날 가능성이 커졌다.

통합당 3선 당선인 11명은 2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 모여 “당선인 총회를 먼저 개최하자”고 요구했다. 박덕흠ㆍ이종배ㆍ유의동 의원은 모임을 마친 뒤, 3선 의원들을 대표해 “당의 지도체제 문제는 향후 당의 명운을 가르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므로, 당선자 총회에서 당의 개혁방안에 대한 총의를 모은 후 이를 바탕으로 지도체제가 정해져야 한다”며 당선인 총회 선(先) 개최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28일 오전 당선자 총회를 열면 이날 예정된 전국위를 연기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28일 오후 전국위가 예정돼있어 당선자 총회를 먼저 여는 게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한 심재철 원내대표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전국위는 당 지도부와 상임고문, 소속 국회의원, 21대 국회 당선자, 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장 등 800여명으로 구성된다.

3선 모임에서 이같은 입장을 내는 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고 한다. 모임에 참석한 한 의원은 “절차적 문제보다 김종인 비대위가 40대 경제기수론 이외에 ‘뭘 하겠다는 건지 설명이 없다’는 문제 제기가 적지 않았다”라며 “개인적으로 김종인 비대위를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이같은) 지적이 일리가 있다는 생각에 입장문을 내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2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식당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3선 당선자 모임 회의에서 하태경 의원(왼쪽)과 조태진 당선인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식당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3선 당선자 모임 회의에서 하태경 의원(왼쪽)과 조태진 당선인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종인 전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자택을 나서 차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종인 전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자택을 나서 차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심재철 원내대표(당대표 권한대행)는 이날 오후 3선 당선인들의 총회 개최 요구를 받아들였다. 심 원내대표는 “28일 오전 10시 국회 본관에서 당선인 총회를 열겠다. 전원 참석해달라”고 공지했다. 전국위는 5시간 뒤인 오후 3시로 예정돼있다.

다만 어떤 결론이 날지는 “내일(28일) 당선인총회 현장에 가봐야 분위기를 알 수 있다”(중진의원)는 게 중론이다. ①비대위 체제 전환의 절차ㆍ내용상 미비점을 보완할 때까지 전국위 연기 ②예정대로 전국위를 열어 김종인 비대위 의결 ③예정대로 전국위를 열었지만, 정족수 미달 또는 반대표 과반으로 부결 등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관측이다.

통합당의 한 의원은 “지금은 당 내부에 확실한 리더십이 없는 상황이다. 이런 시점에 의견이 엇갈리면 결국 현장에서 목소리 큰 쪽으로 분위기가 급격히 쏠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3선 이상 중 상당수는 김종인 비대위가 들어서면 자신들은 '뒷방 노인네'로 취급되는 거 아닌지 걱정하는 거 같다. 저항이 만만치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찬(贊)김종인'과 '반(反)김종인'간의 기싸움 양상도 치열하다. 조해진 당선인(밀양-함안-의령-창녕)은 모임에 앞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비대위 자체에 대해서 반대한다. 외부에서 자꾸 데려오는 게 습관이 된 것 같다”며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반면 4ㆍ15 총선에서 서울 송파병에 출마했던 김근식 전 후보는 “순혈주의 고집은 외연 확장의 가장 큰 적이다. 지난 4년을 봤을 때 자강을 한다며 반성 없는 반성으로 외연을 쪼그라뜨리는 자폐적 정당으로 갔다”고 반박했다. 하태경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더 이상 전국위 회의를 연기하자는 주장은 근거를 잃었다. 내일 당선인 총회와 전국위를 통해 김종인 비대위를 바로 출범시키는 것이 당을 살리는 첩경”이라고 했다.

한영익·윤정민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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