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잔치" "정부 발목잡기" 김재원·김경수 재난지원금 설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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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소속 김재원 국회 예결위원장이 22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코로나19에 따른 2차 추경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소속 김재원 국회 예결위원장이 22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코로나19에 따른 2차 추경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김경수(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와 김재원(미래통합당) 국회 예결산 특별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을 놓고 페이스북에서 언쟁하고 있다.

두 사람 페이스북에서 설전 벌여 #김 위원장 "전액 국비 충당 빚잔치" #김 지사 "심각성 모르는 발목잡기"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의 전 국민 확대 지급에 따른 추가 예산을 전액 국비로 충당하는 방안에 대해  김 위원장이 “빚잔치”라고 하자 김 지사가 하루 만에 “코로나 심각성 모르는 발목잡기”라는 취지로 맞서면서다.

 김 위원장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방정부에 1조원을 추가 분담시킨다기에 지자체 동의를 받아오라고 했더니 선심 쓰듯 전액 국비로 부담하겠다는 보도가 나온다”며 “이 정부 사람들은 빚내 쓰는 재미에 푹 빠진 듯하다. 곧 빚잔치라도 하려는 걸까요”라고 말했다.

 당초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할 때 필요한 추가 예산 4조6000억원 중 3조6000억원은 국채 발행, 1조원은 지방자치단체의 지방비로 충당할 계획이었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1조원 추가 부담에 대한 지자체 동의를 구해야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 착수를 할 수 있다고 조건을 내세운 상황이었다.

 김 위원장은 “매년 예산불용액(쓰다 남은 돈)이 수조원에서 십수조원에 이른다. 코로나19 사태로 정부서 집행하지 못하는 돈이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 쉽게 생각해 축제·행사비·국외출장비만 해도 얼마나 많이 남아 돌아가겠느냐”면서 “당연히 예산 항목을 조정해 1조원을 분담한다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다. 국채를 1조 더 발행한다는 얘기인데 ‘소경이 제 닭 잡아먹는 격’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빚내 쓰기 좋아하는 집안은 반드시 망한다”며 “정부가 멋대로 세금 거두고 나라 살림 흥청망청 거덜 내지 못하게 하는 것이 국회의 중요한 역할이다”고 지적했다.

김경수 경남지사. 사진 경남도

김경수 경남지사. 사진 경남도

 이에 대해 김경수 지사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래통합당은 아직도 코로나 경제위기가 어느 정도로 심각한 상황인지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며 “다른 나라가 이 위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확인했다면 얼토당토않은 ‘빚잔치’ 발언은 절대 나오지 않았을 거다”고 반발했다.

 그는 국가총생산량(GDP) 대비 4.5% 수준의 국채를 발행한 독일을 비롯해 미국(10.4%), 일본(8.7%), 프랑스(4.5%), 싱가포르(11.8%) 등 외국의 재정정책을 사례로 들며 우리나라는 2차 추경을 모두 국채로 발행해도 1차 추경을 포함해 GDP 대비 1%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통합당의 요구대로 정부 여당이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전 국민으로 확대한 마당에 지방비 부담분 1조원을 놓고 ‘빚잔치’ 운운하는 것은 민생현장을 외면한 전형적인 딴지걸기다”며 “반대를 위한 반대, 정부 발목잡기는 한결같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국민을 위해 어려운 지방재정 여건 속에서도 다양한 지원책을 펼치고 있는 지방정부의 역할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 국민 대상 긴급재난지원금은 가능한 전액 국비로 하는 것이 맞다”며 “그런데도 지방비 부담은 국회에서 여야와 정부가 합의해서 결정해 주는 대로 지방정부는 어떤 방법이든 만들어서 국민에게 신속하게 지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이미 약속드렸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금은 무엇보다 속도가 중요한데 통합당이 1조원 국채 발행 여부를 빌미로 2차 추경안 처리를 질질 끄는 일은 절대 없기를 바란다”며 “제발 민생현장에서 힘들어하는 국민 현실을 직시해 달라”고 말했다.

창원=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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