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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비대위원장 수락…통합당 연말까지는 이 체제로 갈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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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16일 광화문 자신의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16일 광화문 자신의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했다고 심재철 원내대표가 24일 전했다.

심재철 통합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위원장에게 비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공식 요청했고, (김 전 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어 “김종인 비대위를 의결하기 위한 전국위원회를 오는 28일 개최할 것”이라고 했다.

비대위 기한에 대해서 심 원내대표는 “당헌에 따라 비상 상황이 종료된 후 소집된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와 최고위원이 선출될 때까지”라고 밝혔다. 8월 31일 전당대회를 치르기로 돼 있는 당헌에 대해선 “전국위에서 개정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했다. 당헌을 개정하면서까지 충분한 임기 보장해달라는 김 전 위원장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은 조기 전당대회를 치르기 위한 ‘단기 비대위’에 대해서 거부하면서 “대선 토대를 마련할 때까지” 비대위 기한을 늘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다만 심 원내대표는 “비대위 기한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었다. 8월 말, 12월 말, 내년 4월 재보궐 선거 때까지 해야 한다는 분도 있었다”며 “우리는 정치집단 아닌가. 합리적인 선에서 판단할 것이고 많은 사람이 반대하는데 일방적으로 끌고 갈 집단이 아니지 않은가”라고 덧붙였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당대표 권한대행(왼쪽)이 24일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후 열린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자리를 뜨고 있다. 임현동 기자

심재철 미래통합당 당대표 권한대행(왼쪽)이 24일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후 열린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자리를 뜨고 있다. 임현동 기자

심 원내대표와 김 전 위원장은 당초 23일 저녁 만날 예정이었지만 이 만남은 불발됐다. 심 원내대표는 다음날인 24일 아침 김 전 위원장을 만나 설득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김 전 위원장과 만났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튼 만났다”고만 했다.

당 전국위는 오는 28일 오후 열린다. 전국위에서 비대위 안을 추인하면 통합당은 곧바로 ‘김종인 체제’로 전환된다. 앞서 2016년 총선 패배 후 새누리당 비대위 출범을 위한 전국위는 '친박계'의 조직적 반발 속에 성원 미달로 무산된 적이 있다.

당내에선 여전히 김종인 비대위에 거부감을 표출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유승민 통합당 의원은 전날 MBC 100분 토론에 나와 “비대위를 한다고 금방 답 나오는 게 아니다”며 “적당히 비대위에 맡기고 대선이 다가오면 보수 야당이 소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해진 당선인도 전날 “외부 비대위는 식민통치를 자청하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이날 이준석 최고위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위원장 말고 다른 카드를 내세울 수 있을 만큼 당의 옵션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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