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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본 “코로나 완치자 항체 생겨, 2차 유행 땐 방패 역할 할 듯”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회복하면 항체가 거의 다 형성돼 2차 유행이 와도 재감염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항체가 형성되긴 했지만 바이러스 유전자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와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확진자 25명 중화항체 형성 확인 #항체 형성 뒤 검사서 양성 나와도 #실제 죽은 바이러스 조각에 불과 #“방어력·지속기간 추가연구 필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22일 코로나19 입원환자 25명을 대상으로 항체 형성 여부를 조사해 그 결과를 공개했다. 25명 모두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중화항체가 생겼다. 중화항체란 바이러스를 중화시켜 무력화시키는 강력한 방패를 말한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화항체가 생겼다는 것은 환자가 면역력을 획득해 다시는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는다는 뜻이며 세계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지표”라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5명 모두에게 중화항체가 생겼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다만 이 항체가 얼마나 효과적인지, 얼마나 오래갈지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질본은 이날 브리핑에서 25명 중 12명(48%)의 경우 중화항체가 생겼지만 호흡기 검체 유전자 증폭검사(RT-PCR)에서 양성이 나왔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환자에 따라 중화항체가 형성돼도 바이러스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고 체내에 남아 있었고, 남아있는 기간이 다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질본은 12명의 검체를 활용해 1차 바이러스 배양 검사(2회 실시)를 했다. 여기에서는 바이러스가 나오지 않았다. 한명국 질본 바이러스분석과장은 “유전자 양성이 나온 12명의 환자에게서 바이러스가 나왔지만 살아있는 게 아니라 죽은 바이러스의 조각이었다”고 말했다. 한 과장은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에서 만들어지는 중화항체가 방어력이 있는지 현재 명확하게 말하기 어려운 단계”라며 “바이러스가 분리 배양이 되지 않는 것으로 봐서는 어느 정도의 방어력은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도 “배양검사에서 모두 음성으로 확인돼서 전염력이 없거나 굉장히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 과장은 “몸속 방어는 항체뿐만이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면역반응이 함께 하기 때문에 항체 하나만으로 방어력 유무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항체가 형성되고, 그러면 바이러스가 사라진다.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항체가 즉 중화항체가 형성돼도 바이러스 유전자가 장기간 검출돼 좀 특이하다. 다른 바이러스와 다른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질본은 2차 배양검사를 진행하는 한편 항체 형성률, 항체 지속기간, 방어력 등을 추가로 분석할 예정이다. 정 본부장은 “이게 백신 개발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질본은 이날 브리핑에서 25명의 조사 결과를 두고 매우 조심스럽게 해석했다. 정 본부장은 “25명에게 중화항체가 생겼다는 것은 2차 유행이 올 경우 방패 역할을 상당히 할 것으로 보지만 100% 막아줄지는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대 오명돈 교수는 “조사대상자의 100%가 중화항체가 생겼다. 유전자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지만 그게 죽은 바이러스의 조각에 불과하다. 만약 살아있는 것이라면 밀접접촉자를 재감염시켰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 본부장은 “항체 형성률과 2차 팬더믹 가능성을 따지기 위해 많은 나라에서 항체 조사를 했다. 적게는 (인구집단의) 3%에서 많게는 14%의 항체 양성률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적절하게 표본을 설정했는지를 따져야 한다. 또 항체검사법이 표준화가 되어 있지 않은 점, 적절한 시약을 사용했는지 이런 걸 따져야 한다. 우리도 항체검사법을 확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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