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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영희 대기자 장서 1409점, 국립중앙도서관 기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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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고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 [사진 국립중앙도서관]

고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 [사진 국립중앙도서관]

‘대한민국 외교의 증인’ 고 김영희(1936~2020·사진) 중앙일보 국제문제 대기자의 장서 1409점이 국립중앙도서관으로 옮겨졌다.

62년간 한국 외교 현장 지킨 증인 #“도서관에 없는 희귀 자료가 80%”

국립중앙도서관은 21일 “지난 2월 고 김영희 대기자의 유족으로부터 장서 1409책(점)을 기증받았다”며 생전 자신의 장서를 후학들이 유용하게 쓰길 바란다고 한 고인의 뜻을 전했다.

기증받은 자료는 김 대기자가 평소 모아두고 애독한 책으로, 89% 정도가 외국책이다. 독일의 중국학자 리하르트 빌헬름의 『공자와 유교(Confucius and Confucianism)』(1931), 정치이론가 칼 프리드리히의 『헤겔의 철학(The philosophy of Hegel)』(1954) 등 철학서부터 일제 침략·한국전쟁 등 한국과 관련된 해외 인사들의 역사관을 담은 책들까지 다양하다.

김 대기자가 책을 읽으며 형광펜과 포스트잇 등으로 표시해둔 흔적도 책장 사이사이에 남아있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기증자료 중 80%는 국립중앙도서관에 없는 미소장 자료로, 도서관의 장서 확충에도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서적을 신속하게 정리·제공해 국민이 유용하게 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일반인 열람은 올 8, 9월쯤 가능하다.

1936년 경남 거창 출생인 김 대기자는 62년간 취재 현장을 지킨,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 분야 칼럼니스트 겸 인터뷰어였다. 1958년 만 22세에 한국일보에 입사한 뒤, 결핵성 관절염으로 입원한 부산의 스웨덴 구호병원에서 영어를 익혔다. 1963년 존 F.케네디 대통령 암살 특종 보도를 했다.

1965년 창간한 중앙일보로 특채돼 워싱턴 특파원, 편집국장, 국제문제 대기자 등을 지냈다. 다수 언론상을 받았고, 『워싱턴을 움직인 한국인』 『페레스트로이카 소련기행』 『마키아벨리의 충고』 『평화의 새벽』 등의 책을 펴냈다. 2017년 은퇴 후에도 지난해 9월까지 칼럼을 쓰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다 지난 1월 15일 별세했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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