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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미뤄진 토익…정부 “옛날 점수도 인정해주세요”

중앙일보

입력

취업준비생 최모씨(28·여)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예정된 기업의 채용 일정이 미뤄지면서 보유한 공인 어학성적의 유효기간이 만료됐기 때문이다. 최씨는 “3월부터 점수를 갱신하려고 시험을 신청했지만 코로나19로 계속 취소됐다”며 “서류 제출의 기본 요건이 최근 2년 내 어학 점수인데, 현재로써는 갱신할 방법이 전혀 없어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지난 2월 9일 서울의 한 토익 고사장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걸어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월 9일 서울의 한 토익 고사장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걸어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기업, 만료된 어학점수 인정해달라"

최씨와 같은 취업준비생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정부가 경제단체와 기업에 협조를 요청했다. 21일 고용노동부는 만료된 어학성적 유효기간을 연장해 인정하거나, 어학성적 제출 기한을 원서접수 마감일이 아닌 필기시험 전일 등으로 최대한 미뤄줄 것을 각 기업에 요청했다. 채용 일정 연기와 어학시험 일정 취소·연기가 맞물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업 준비생들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대표적 공인 어학 시험인 토익(TOEIC)은 지난 2월 29일 정기시험부터 4월 12일 시험까지 4회 연속 시험이 취소됐다. 토익 정기시험이 취소된 건 1982년 시험 시행 이후 처음이다. 서울대학교가 주관하는 텝스(TEPS) 시험 역시 취소되거나 일정이 연기됐다. 지난달 7일과 21일 예정됐던 279회·280회 정기시험은 취소됐고, 11일과 18일 예정이던 시험은 각각 25일과 다음달 2일로 2주 미뤄졌다.

고용부는 한국 토익위원회, 한국 텝스관리위원회 등 어학시험 주관기관에 요청해, 기업이 응시생의 어학성적 확인을 미리 요청할 경우 유효기간이 만료됐더라도 성적 진위를 확인해주도록 했다. 이에 따라 기업은 올해 1~4월 유효기간이 만료된 응시생의 토익·텝스 성적을 오는 6월 말(잠정)까지 한시적으로 조회할 수 있게 됐다.

한국토익위원회.

한국토익위원회.

장근섭 고용부 청년고용정책관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취업준비생들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어학성적 제출 기한 연장 등에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해 어학성적 제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업준비생들의 부담을 줄이는 데 앞장 서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종=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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