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첫 중국 방문 추진…우한 찾아 ‘중생’ 메시지 전할 듯

중앙일보

입력

프란치스코 교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진앙인 중국 후베이(湖北)성의 우한(武漢)을 방문하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21일 이탈리아의 정론 잡지 ‘진상(La Verita)’을 인용해 보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중국 방문이 추진되고 있다. 방중 시 우한을 가장 먼저 찾아 전 세계에 '중생'의 메시지를 전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중국 방문이 추진되고 있다. 방중 시 우한을 가장 먼저 찾아 전 세계에 '중생'의 메시지를 전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잡지 ‘진상’에 따르면 교황의 우한 방문 계획은 현재 바티칸의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추기경)에 의해 비밀리에 추진되고 있으며 교황은 먼저 우한을 찾은 뒤 이어 베이징 등 중국의 다른 도시들을 방문하게 된다.

이탈리아 정론 잡지 ‘진상’이 최근 보도 #피에트로 파롤린 바티칸 국무원장이 추진 #봉쇄 해제된 신종 코로나 진앙 우한 찾아 #전 세계에 희망의 ‘중생’ 메시지 전하려 해

교황청은 아직 이 같은 보도에 대해 논평을 하지 않은 상태다. 유럽에서 바티칸과만 유일하게 국교를 맺고 있는 대만 정부도 “아직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라며 사실관계 여부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10월 18일 로마 바티칸 교황궁 국무원장 접견실에서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과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10월 18일 로마 바티칸 교황궁 국무원장 접견실에서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과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진상’은 그러나 파롤린 국무원장이 이탈리아 정부를 통해 교황의 방중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최근 이탈리아 대통령실의 우고 잠페티 비서장이 자주 바티칸을 방문한 게 목격됐다고 말했다.

또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실 관계자들도 교황의 방중 업무를 돕고 있다고 잡지는 전했다. 교황청 신문은 지난 9일 중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 방역 물자 지원에 감사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a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9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기도하고 있다. [AP=뉴시스]

a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9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기도하고 있다. [AP=뉴시스]

‘진상’은 교황의 첫 중국 방문은 역사적인 일로 중국 내 처음 발을 딛는 곳으로 우한을 택한 건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우한이 신종 코로나의 진앙이었다가 지난 8일 봉쇄에서 해제됐기에 세계에 희망의 ‘중생(重生·영적으로 거듭남)’ 메시지를 전할 수 있기 때문이란 것이다.

바티칸과 중국과의 관계는 중국에 공산 정권이 들어선 뒤인 1951년 단절됐으나 2018년 9월 중국 정부가 자의적으로 임명한 주교 7명을 교황청이 승인하는 걸 골자로 한 합의안에 양국이 서명하면서 점차 개선의 길을 걷고 있다.

지난 2월 14일 독일 뮌헨에서 회동한 교황청 외무장관 폴 리처드 갤러거와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인 왕이. [연합뉴스]

지난 2월 14일 독일 뮌헨에서 회동한 교황청 외무장관 폴 리처드 갤러거와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인 왕이. [연합뉴스]

특히 지난 2월 14일엔 교황청 외무장관인 폴 리처드 갤러거 대주교가 독일 뮌헨에서 열린 안보 회의 때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처음 만나 교황청-중국 외교장관 회담을 갖기도 했다. 현재 중국엔 1200만 명의 가톨릭 신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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