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 풀라는 美시위대 맨몸으로 막은 간호사···"망토 없는 영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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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봉쇄를 해제하라는 시위대를 맨몸으로 막아선 의료진의 사진이 소셜미디어(SNS)에 퍼지면서 의료진에 감사 표시를 하는 해시태그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봉쇄 해제 시위에서 미국 의료진이 시위 차량 앞을 맨몸으로 막고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봉쇄 해제 시위에서 미국 의료진이 시위 차량 앞을 맨몸으로 막고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ABC방송 등 외신은 19일 미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린 차량 시위 현장에서 찍힌 한 사진을 보도했다. 녹색 의료복을 입은 한 간호사가 시위 참가 차량의 앞을 막아선 사진이다.

이날 수백 명의 시위대는 주의회 의사당 인근에서 시위를 벌였다. "자유가 공포보다 우선한다", "사회주의보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낫다" 등의 문구가 담긴 플래카드도 펼쳐 들었다.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모인 이들은 가까이 붙어 서 있기도 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는 지켜지지 않았다.

덴버 포스트 등 현지 외신은 시위대 중 상당수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적힌 티셔츠와 모자를 착용했다고 전했다. 한 남성은 어깨에 성조기를 두른 채 말을 타고 시위에 참석하기도 했다.

시위에 참석한 짐 페니모어는 "신종 코로나에 강력하게 대응하는 건 경제적 위기를 초래하기 위한 술수"라며 "혹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가오는 선거에서 불리하게 만들려는 정치적 소문이라 믿기 때문에 이번 시위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봉쇄 해제 시위에서 미국 의료진이 시위 차량 앞을 막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봉쇄 해제 시위에서 미국 의료진이 시위 차량 앞을 막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부 시위대는 차를 끌고 나와 경적을 울리며 항의 표시를 하기도 했다. 의료진들은 담담한 표정으로 차량 앞을 막아선 채 시위대의 행동을 저지했다.

수많은 미국 네티즌들은 이 모습을 공유하며 의료진들에게 찬사를 보냈다. 한 네티즌은 "망토 없는 영웅"이라고 치켜세웠다. 또 다른 네티즌은 "다른 이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노력해온 의료진이 시위를 막으려 거리로 나섰다"며 "시위대는 이기심과 무지로 가득 차 있는 특권의 정점"이라고 지적했다.

의료진의 모습을 보고 중국 천안문 사태 당시 탱크를 맨몸으로 막아선 남성을 떠올리는 네티즌도 있었다.

미국 네티즌들은 트위터에서 '#ThisIsAmerica(이게 미국이다)' 해시태그를 붙여 의료진들의 영상과 사진을 공유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 덴버에서 신종 코로나로 인한 봉쇄 조치에 반발하는 시위대가 "콜로라도를 개방해라(Reopen Colorado)"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 덴버에서 신종 코로나로 인한 봉쇄 조치에 반발하는 시위대가 "콜로라도를 개방해라(Reopen Colorado)"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한국시각 20일 오전 9시 기준 미국의 확진자 수는 75만 5533명이며, 사망자는 4만 461명이다.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 모두 세계 최대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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