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사망자 4만명 넘은 날…트럼프, 코로나 면봉 들고 자화자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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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중 의료용 면봉 꺼내든 트럼프 대통령. EPA=연합뉴스

기자회견 중 의료용 면봉 꺼내든 트럼프 대통령.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자찬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기자회견에서 의료용 면봉 생산을 늘리기 위해 국방물자생산법(DPA)을 발동한다고 밝혔다. DPA는 1950년 한국전쟁 지원을 위해 만들어진 법이다. 이에 따르면 연방정부는 민간 기업에 전략물자 생산을 요구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인공호흡기와 마스크 생산을 위해 이 법을 활용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 앞에서 의료용 면봉을 꺼내 흔들어 보이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DPA 활용으로 월 2000만개에 달하는 의료용 면봉 생산을 생산할 수 있다. 의료장비를 원하면 누구든 곧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방정부가 코로나19에 잘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연방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부각하려는 듯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가 연방정부를 “훌륭한 파트너”라고 말한 영상도 틀었다. 민주당 소속인 쿠오모 주지사와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책을 놓고 여러 차례 각을 세운 사이다.

영상을 본 트럼프 대통령은 “고맙다”면서도 “하지만 좋은 부분이 빠졌다”고 아쉬움도 드러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일부 주에서 일어난 봉쇄 해제 시위를 조장했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쿠오모 주지사의 코로나19 대응을 칭찬하기도 했다.

다만 주지사들이 연방정부에 코로나19 검사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지사들은 주의 경제 정상화를 위해 통제권을 갖기를 원했지만 이제는 연방정부에 코로나19 검사를 부탁한다”면서 “검사는 지방 정부 일이다. 우리는 그들을 많이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 도중 쿠오모 주지사 영상 재생한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기자회견 도중 쿠오모 주지사 영상 재생한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20일 주지사들과 화상 회의를 열고 주 정부의 코로나19 검사 증대 등 추가 대응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펜스 부통령은 이 자리에서 주지사들에게 경제 정상화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노동자와 중소기업 추가 지원을 위해 의회와 협상을 계속하고 있으며 20일에는 협상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큰 피해를 본 국가 및 지방 병원들을 돕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며 750억 달러의 예산 배정을 시사했다.

아울러 미국 제조회사들이 의료용품을 중국에 위탁 생산해 부족현상이 불거졌다면서 “코로나19를 계기로 공급망을 미국으로 다시 가져오는 것이 중요하다”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이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꾸준히 진보하고 있다”며 “시애틀과 디트로이트 등에서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하고 있고, 413만명에 대한 검사를 마쳤다”고 강조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38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75만5533만명, 사망자는 4만461명이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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