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네 없애는데 닭 좋다네" 장병 3명 동원해 닭장 만든 장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육군 현역 장성이 자신의 관사에 닭장을 만드는 데 부하 장병들을 동원했다는 사실이 확인돼 군이 징계를 검토하고 있다.

병사 3명을 관사 내 닭장 조성에 동원한 장성이 군 당국 징계 대상에 올랐다. [연합뉴스]

병사 3명을 관사 내 닭장 조성에 동원한 장성이 군 당국 징계 대상에 올랐다. [연합뉴스]

19일 육군에 따르면 전방의 한 부대 A 장성의 관사 내 공간을 닭장으로 개조하면서 병사 3명이 동원됐다. 그는 공관에 지네가 많이 나오자 닭을 키우면 지네가 나오지 않는다는 부사관들의 조언을 듣고 이들과 함께 닭장을 만들었다고 한다.

육군 관계자는 “감찰 결과 해당 장성이 병사들의 동원을 직접 지시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부사관들이 닭장을 만들었고, 여기에 필요한 볏짚을 병사들이 옮겼다"고 말했다.

육군 감찰조사팀은 또 해당 부대에서 지난 2월 말부터 부대 안에 울타리를 조성하는 작업 때문에 장병들이 자유 시간을 침해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한 결과 일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감찰조사팀은 A 장성이 일과 후 작업을 하라고 직접 지시하진 않았음에도 결과적으로 장병들의 자유 시간이 침해되는 등 무리한 부대 운영을 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군 관계자는 "육군본부 감찰 요원들이 지난주 이 부대에 대한 감찰을 진행해 징계를 의뢰했다"고 전했다.

육군은 A 장성이 간부를 대상으로 폭언했다는 제보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였지만, 규정 위반은 아니라고 봤다. 이달 초 영내 간부 대상으로 지휘관 교육을 진행하면서 '부대 운영을 잘하라'는 질책성 발언을 하긴 했지만, 폭언이나 인격 모독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육군본부 법무실은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열어 이 장성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