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원격수업 성공" 다음날···"로그인에 오전 날렸다" 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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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6학년을 대상으로 원격수업이 진행 중인 지난 17일 세종시 한결초 교실에서 교사가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초1~3학년 저학년 대상 온라인 개학는 오는 20일로 예정돼 있다. 뉴스1

초등학교 4~6학년을 대상으로 원격수업이 진행 중인 지난 17일 세종시 한결초 교실에서 교사가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초1~3학년 저학년 대상 온라인 개학는 오는 20일로 예정돼 있다. 뉴스1

초등학교 4학년 딸을 키우는 이모(39‧서울 송파구)씨는 17일 오전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에서 운영하는 ‘e학습터’에 접속하려다 한 시간이나 진땀을 흘렸다. 이전에 가입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해 로그인하자 ‘계정이 소속된 지역 정보와 다르니 소속 지역을 다시 선택하라’는 메시지가 나와서다.

이 씨는 다시 한번 서울 초등학교를 선택해 접속을 시도했지만, 해당 메시지만 반복해 나왔다. 홈페이지 안내에 따라 쿠키‧임시파일을 삭제했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답답한 마음에 서비스센터에 전화했지만, 대기 중인 고객이 많아 30분 넘게 연결도 안 됐다. 이 씨는 “오전 내내 로그인과 씨름하다 결국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며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 지 일주일이 지났는데, 아직도 접속 장애가 발생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온라인 개학 이틀째…여전히 오류투성이

2차 온라인 개학 이틀째인 17일 오전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 운영하는 'e학습터'에는 소속 지역정보가 달라 로그인이 안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홈페이지 캡쳐

2차 온라인 개학 이틀째인 17일 오전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 운영하는 'e학습터'에는 소속 지역정보가 달라 로그인이 안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홈페이지 캡쳐

초‧중‧고생 약 400만명이 원격수업을 들은 지 이틀째 되는 17일에도 온라인 교육 플랫폼에서 오류가 이어졌다. 교육부가 2차 온라인 개학에 대해 ‘성공적’이라고 자화자찬한 다음 날에도 이런 문제가 발생하자 학부모 사이에선 “현실을 모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교육계에 따르면 e학습터는 지역 정보가 다를 때 로그인이 안 됐고, EBS 온라인클래스는 SNS 아이디로 접속할 경우 로그인이 되지 않아 학생들이 불편을 겪었다. 민간에서 운영하는 원격수업 플랫폼 ‘클래스팅’은 접속이 한때 지연됐고, ‘하이클래스’는 서버 증설 때문에 20일까지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다.

EBS 온라인클래스는 17일 SNS 아이디로 접속하면 로그인이 안 돼 학생들이 불편을 겪었다. EBS 온라인 클래스는 지난 9일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 후 크고 작은 오류가 끊이지 않고 있다. 홈페이지 캡쳐

EBS 온라인클래스는 17일 SNS 아이디로 접속하면 로그인이 안 돼 학생들이 불편을 겪었다. EBS 온라인 클래스는 지난 9일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 후 크고 작은 오류가 끊이지 않고 있다. 홈페이지 캡쳐

특히 온라인 클래스는 온라인 개학을 시작한 후 계속 접속 장애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9일 중3‧고3이 개학한 날도 먹통이었고, 13~14일에도 1~2시간씩 끊기는 일이 있었다. 16일에는 일부 지역에서 접속이 지연됐고, 17일에는 SNS 아이디로 접속하면 로그인이 되지 않았다.

학습 사이트 접속 장애가 계속 이어지자 학부모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특히 “온라인 개학이 성공적”이라는 교육부 평가에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중2‧고2 남매를 키우는 이모(50‧서울 양천구)씨는 “어제 온라인 개학한 아이들이 오전에는 수업을 거의 못 들었다”며 “지난 9일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 후 계속 접속 장애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를 ‘성공적’이라고 생각하는 게 놀랍다”고 지적했다.

통합 로그인 방식 추진키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지난 9일 오전 서울시교육청을 찾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함께 온라인개학 추진 현황 보고를 받고 있다. 뉴스1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지난 9일 오전 서울시교육청을 찾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함께 온라인개학 추진 현황 보고를 받고 있다. 뉴스1

서울시교육청도 원격수업 접속 장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온라인 교육 플랫폼 통합 로그인 방식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나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로그인 정보를 관리해 학생‧교사가 플랫폼별로 따로 로그인하는 불편함을 줄이려는 목적이다. 시교육청은 통합로그인 시스템 구축을 위해 교육부와 공공기관 담당자, 시‧도교육청 업무 담당자에게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한편 2차 온라인 개학날인 16일 원격수업 참여율은 98.7%로 학생 312만6561명 중 308만7105명이 참여했다.

초‧중‧고 중에는 고등학교가 가장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 고1~2는 89만6498명 중에 89만805명(99.4%)이 원격수업을 들었고, 중 1~2는 89만9887명 중 89만2923명(99.2%)이 참여했다. 초등 4~6학년은 133만176명 중 130만3377명이 참여해 98%의 출석률을 보였는데, 그중에서도 4학년이 97.8%로 가장 낮았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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