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마 유승민 보수 이끌 구심점 한계…안철수 비례목표 미달 제3세력 힘들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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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유승민. [뉴스1]

유승민. [뉴스1]

잠룡들의 무덤, 야권 리더십의 붕괴….

전문가 “야권 수습할 리더십 붕괴”

미래통합당 등 야권의 패배로 주요 대권 주자들이 큰 타격을 입게 된 상황을 전문가들이 이렇게 평가했다. 향후 내부 혼란을 수습할 리더십 자체가 무너졌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은 당장 보수세력을 이끌 대안으로 주목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우선 총선에 불출마했기 때문에 이슈의 주도권을 잡기가 쉽지 않다. 새누리당 탈당 이후 확실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도 부담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새누리당을 탈당한 뒤 당을 세 번이나 만들었다가 깼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정치적 자산이 많이 약화됐다”며 “당장 당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선대위 직책 등을 맡지 않고 백의종군하며 후보들을 지원했기 때문에 총선 패배의 책임에서는 자유로운 편이다.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후보들이 다수 당선될 경우 당권 경쟁의 기반을 마련할 수는 있다. 유 의원과 가까운 후보 중 하태경(부산 해운대갑)·유의동(경기 평택을) 후보가 1위(16일 0시15분 기준)를 달리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설 자리가 좁아졌다.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으며 승부수를 걸었지만 목표로 잡은 비례 득표율(20%)에 근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득표율은 6.2%다. 비례대표 3석 이상을 얻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안 대표가 강조했던 제3세력의 역할을 하기엔 세력을 규합하기가 만만치 않다. 다만 엄 소장은 “국민의당의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건 사실이지만 보수 진영 대선주자가 거의 다 아웃된 상황이라 시간이 지나면 보수 쪽에서 안 대표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16일 0시15분 기준으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뒤지고 있는 오세훈 서울 광진을 후보는 이대로 패배할 경우 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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