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막기 위해 대부분 국가에서 시행 중인 ‘사회적 거리 두기’를 2022년까지 지속해야 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버드대 연구팀은 저명한 과학학술지 사이언스에 최근 게재한 논문에서 “신종 코로나 2차 피크는 현재보다 더 크게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력한 검역과 사회적 거리 두기, 주민 이동제한령 등의 조처를 섣불리 해제했다가는 신종 코로나 팬더믹을 통제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다.
세계적인 역학 권위자이자 논문의 공동저자인 마크 립시치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인구 대부분은 이 바이러스에 여전히 취약하다”며 “백신이나 효과적인 치료법이 나오지 않는 이상, 간헐적인 사회적 거리 두기를 2022년까지 유지해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올해 여름에 이 감염병이 끝날 것이라고 보는 예측은 틀릴 수 있다”며 “신종 코로나가 자취를 감춘다 하더라도 재발을 막기 위해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고 덧붙였다.
연구진이 논문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재차 강조한 것은 신종 코로나의 무서운 전염력 때문이다. 특히 무증상 감염자가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지적됐다. 사스와 메르스의 경우 치사율이 각각 9%와 36%로 매우 높지만, 전염력은 상대적으로 낮다.
미국과 유럽 국가 등 선진국에서 의료 체계가 일부 마비됐다는 사실도 근거가 됐다. 고소득 국가에서도 의료 체계가 붕괴할 수 있단 점이 이미 이탈리아 등에서 밝혀진 만큼, 검역과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 등을 강력하게 밀어붙이지 않을 경우 중증 환자들이 매우 위험해질 수 있단 얘기다.
연구진은 “중국 등에서 점차 여러 조치를 해제하고 있지만, 전염병의 재발 가능성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장기간 또는 간헐적으로라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립시치 교수는 “사회적 거리 두기 연장이 경제와 교육 등 사회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알고 있다”면서도 “신종 코로나는 연중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백신과 치료제 개발은 몇 개월에서 몇 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강력한 대처를 계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현재로썬 신종 코로나와 관련한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가능한 여러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정책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가디언은 이 논문의 내용을 보도하며 “특히 70세 이상의 고위험군,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 등에게 장기적으로 어떤 지침을 내려야 하는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했다”고 보도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