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진 "김종인·황교안에 죄송, 하지만 양심에 따라 행동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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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 관련 발언으로 후보 자격을 잃을 위기에 몰렸던 차명진 미래통합당 부천병 후보가 선거 운동을 끝마친 뒤 당 지도부에 사과했다. 차 후보는 당 최고위원회에서 제명했지만, 법원이 차 후보가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14일 인용하며 후보직을 유지하게 됐다.

차 후보는 15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방금 선거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몇번이나 지옥과 천당을 왔다 갔다 했는지 모른다”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차명진 미래통합당 후보가 15일 오전 경기 부천시 범박동 일신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장에 도착해 소감을 말하고 있다. [뉴스1]

차명진 미래통합당 후보가 15일 오전 경기 부천시 범박동 일신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장에 도착해 소감을 말하고 있다. [뉴스1]

이어 차 후보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황교안 대표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실제 선거를 지휘하시는 이진복 본부장과 중앙당 당직자분들께도 감사드린다”며 “저야 나름 소신 행동을 했다고 하지만 전국에서 253명의 또 다른 차명진을 지휘하고 이들을 하나로 안아야 하는 그분들은 나름대로 얼마나 애로가 크겠나. 이해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논란의 발언들이 “양심에 따라 행동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차 후보는 “저의 목표는 이 땅의 자유를 가로막는 우상, 성역, 비겁함과 정면으로 싸우는 것이었다. 세월호 우상화는 그중 하나이자 가장 강한 표상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제가 겪은 모든 시련은 제가 마음먹고 양심에 따라 취한 행동의 결과임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담담하게 감당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차 후보는 15일 오전 "투표하러 간다"며 다시 글을 올렸다. 그는 "저를 짐승으로 여기는 후보가 아니라, 저를 인간으로 생각하고 사랑하는 후보를 선택하겠다"며 "사람만이 진실을 직시하고 서로 사랑할 줄 안다"고 적었다.

차명진 후보 페이스북 캡처.

차명진 후보 페이스북 캡처.

앞서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부장 김태업)는 14일 당 최고위의 제명 결정을 무효로 해달라는 차 후보 측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법원은 당의 결정에 대해 “윤리위원회 회의를 열지 않아 규정상 주요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경우로,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다”고 밝혔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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