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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 러시아 교포3세 새 삶

중앙일보

입력

백혈병에 걸린 러시아 교포 3세 어린이 김 알렉세이(12)군이 조국 동포들의 도움으로 새 삶을 얻었다. 알렉세이군을 치료해온 부산 동아대병원은 "지난해 11월 제대혈(탯줄 혈액)이식수술 이후 조혈세포가 정상적인 혈액을 만들고 있다"며 "앞으로 합병증 예방을 위해1년간 약물투여와 관찰이 필요하지만 사실상 완치된 것으로 판단돼 27일 퇴원시키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알렉세이군은 지난 98년 6월 백혈병에 걸렸으나 러시아 사할린 현지의 열악한 의료환경 때문에 수술을 받지 못하다 지난해 8월 아버지 김성일(46)씨가 통역관으로일하는 동일선박공업㈜(부산시 영도구 대평동) 직원들의 주선으로 동아대병원에 입원했다.

알렉세이군은 1억원이 넘는 치료비를 부담할 능력이 없는데다 유전자가 일치하는 골수를 찾지 못해 한 때 치료를 포기할 뻔 했으나 조국 동포들의 따뜻한 도움의손길로 이를 극복했다. 동일선박 직원과 독지가들이 7천600만원을 도와주었고 병원측도 3천500만원의감면혜택을 줘 치료비를 해결했고 서울에서 헬리콥터로 제대혈을 긴급공수했는가 하면 이식후 회복때까지 필요한 혈소판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자 동일선박 및 협력업체 직원, 관할 서부경찰서 경찰관들이 팔을 걷고 나서 헌혈하기도 했다.

알렉세이군의 어머니 김순자(47)씨는 "제대로 손도 써보지 못하고 아들을 잃는줄 알았는데 조국 동포들의 사랑으로 새 생명을 얻게 돼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이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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