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현수막 물의···통합당, 윤리위도 없이 차명진 날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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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막말' 논란을 일으킨 차명진 미래통합당 후보(경기 부천병)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 미래통합당 당사에서 열리는 윤리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당사에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세월호 막말' 논란을 일으킨 차명진 미래통합당 후보(경기 부천병)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 미래통합당 당사에서 열리는 윤리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당사에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4.15 총선을 이틀 앞둔 13일 미래통합당이 ‘세월호 텐트 막말’ 논란을 일으킨 차명진(경기 부천병)후보를 결국 제명하기로 했다.

박형준 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차명진 후보에 대한 제명을 신속하게 추진하기로 했다”며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윤리위 없이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당 최고위는 이날 정오 황교안 대표 사무실에서 회의를 열어 차 후보를 제명할 방침이다.

통합당의 이같은 결정은 주말 사이 당 자체 판세 분석에 따른 조치였다. 박 위원장은 “주말에 여러 가지 자체 여론조사나 판세 분석을 해보니 너무나 심각한 위기를 느꼈다. 이대로 가면 개헌선이 위태롭다”며 “가장 심각한 이슈는 차 후보다. 판세 분석에서도 30~40대 중도층이 등 돌리는 현상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0일 윤리위에서 '탈당 권유' 조치를 받았던 차 후보는 주말에도 논란 발언을 이어갔다. 차 후보는 민주당 후보의 현수막 2개와 자신의 현수막 1개가 걸린 사진을 두고는 단어 ‘○○○’을 사용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황교안 대표도 이날 오전 “이것은 이대로 묵과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한다.

성적 표현으로 논란이 된 차명진 후보 페이스북 게시글. 사진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경기 부천병 후보

성적 표현으로 논란이 된 차명진 후보 페이스북 게시글. 사진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경기 부천병 후보

당규(윤리위원회규정 2장 3절)에 따르면 당원에 대한 제명은 윤리위원회의 의결 후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해야 한다. 하지만 통합당은 윤리위를 거치지 않기로 했다. 김연호 법률 지원단장은 “차 후보에 대한 제명 사안은 ‘당무’에 해당하며 당의 모든 사안에 대해 최고위가 관할권을 가진다”며 “당무운영에 관한 주요사항 처리, 당무에 관한 심의의결을 권한으로 가진다는 당헌에 의거해 징계 의결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통합당의 이같은 조치는 총선을 이틀 앞두고 '차명진 리스크'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한 이날 불거진 김남국(경기안산단원을)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여성비하 논란에 대한 공세 수위 높이기 위해서라도 '차명진 쳐내기'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차 후보는 이날 오전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상희 후보는 현수막 달기와 관련해서도 나를 먼저 도발했다. 자신이 쓸 수 있는 6개 중 4개에 위아래로 현수막을 바짝 붙여 달며 ‘차명진 스토킹용’으로 소진했다”며 “‘000은 현수막 세 개가 샌드위치 돼 있는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했다. 여기서 성적 모독감을 느끼는가?”라는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차 후보를 명예훼손과 성희롱으로 고발하기로 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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