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도 윤석열 카드 꺼냈다···"여권 압승땐 총장 몰아낼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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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4·15 총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운 가운데 유독 많이 오르내리는 한 사람이 있다. 바로 윤석열 검찰총장이다. 특히 야권에서 그의 이름이 자주 등장한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13일 충북 충주 유세에서 “검찰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그 사람 가족에 대한 범죄 사실을 밝혔는데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그 사람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했다”며 "이후 검찰이 수사를 강도 높게 진행하니까 어떤 일을 저지르냐면, 수사팀 자체를 해체해 버렸다. 불과 몇달 전에 임명한 윤 총장과 총장 수하를 그저 처단시켜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걸 놓고서 우리가 공정사회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나. 윤 총장을 어떻게 다시 살려볼까 이런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전날 경기 수원 유세에서도 “대한민국의 법질서를 유지하고 범죄자를 엄벌하기 위해 자기 소신 굽히지 않은, 권력에 아부하지 않고 꿋꿋이 있는 윤 총장을 바이러스 균들이 자꾸 건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근 선거에 조국 바이러스가 등장했다. 조국 바이러스와 밀착된 사람들을 이번 기회를 통해 사회적으로 격리해야 한다”라고도 했다. 또 같은 날 서울 동작 유세에선 “잘못을 저지르고 법의 판단을 받아야 할 사람들이 법을 집행하는 사람을 공격하는 것이 오늘날의 실태”라며 “이들이 윤 총장을 몰아내려고 애쓰고 있다. 윤 총장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번 선거에서 통합당이 꼭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해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1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지동교에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경기 지역 후보들과 전국 동시 대국민 호소 행사를 마친 후 차량으로 이동하며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1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지동교에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경기 지역 후보들과 전국 동시 대국민 호소 행사를 마친 후 차량으로 이동하며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역구 후보들도 동참했다. 김 위원장과 수원 유세에 함께한 송석준 경기 이천 후보는 “범여권이 공수처와 검찰개혁을 말하며 윤 총장을 잡아넣겠다고 한다. 이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홍종기 경기 수원정 후보는 “집권여당이 총선에 승리하면 윤 총장을 쫓아내고 공수처를 통한 신형 공안 국가가 될 것이다. 정권의 폭주 끝이 어디일지 가늠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통합당은 선거 막바지 유세에서 ‘정권 견제론’과 ‘윤석열 지키기’ 두 가지를 핵심 키워드로 강조하고 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여권 180석’ 주장이 현실화된다면 현 정부의 폭주를 막지 못해 윤 총장도 쫓겨날 것이란 논리다. 선거를 ‘조국 대 윤석열’의 구도로 짜 ‘공정·정의·상식’ 등의 가치에 민감한 수도권 중도층 표심을 공략하려는 셈법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2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진위초등학교 일대에서 '희망과 통합의 천리길 국토대종주 12일 차' 달리기를 하고 있다. [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2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진위초등학교 일대에서 '희망과 통합의 천리길 국토대종주 12일 차' 달리기를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지키기’에 나선 이는 또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3일 자신의 SNS에 “정권 인사들이 공공연히 공수처법 1호 수사 대상은 윤 총장이 될 거라고 말하고 있다. 다치기 싫으면 수사하지 말라는 얘기”라며 “문재인 정권은 5년짜리 정권이지 왕조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현 정권의 권력형 비리 의혹은 심각한 수준이다. 대통령 측근을 울산시장으로 당선시키기 위해 가담한 청와대 인사들이 줄줄이 기소됐다”며 “선거를 건드린 순간 선을 넘은 것이다. 지금 민주주의는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했다.

황희석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SNS. [페이스북 캡쳐]

황희석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SNS. [페이스북 캡쳐]

반면 범여권 비례 위성정당을 표방하는 열린민주당은 연일 윤 총장 관련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법무부 인권국장으로 조국 전 장관, 추미애 장관과 손발을 맞췄던 황희석 열린민주당 비례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유시민 작가가 언젠가 윤 총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거의 대통령을 비하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 행동을 임명장 받는 날부터 보여온 분’이라고”라며 “대통령을 비하하는 그 발언 내용을 듣고 나면 기함을 할 것이다. 그런 말을 했는지 안 했는지 언젠가는 심문을 할 거다”고 적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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