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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 경로당 행복도우미 확진···그후 13명 연쇄 감염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0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보호장비를 착용한 의료진이 근무 교대를 위해 격리병동으로 향하고 있다.뉴스1

10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보호장비를 착용한 의료진이 근무 교대를 위해 격리병동으로 향하고 있다.뉴스1

경북 예천군에 사는 48세 경로당 행복도우미 여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나흘 새 이 여성의 가족 등 13명이 무더기 확진됐다.

9일 48세 여성 확진 후 가족·지인에 확산 #12일까지 3·4차 감염 이뤄지며 연쇄감염 #동선 다양해…요양보호사·선거운동원도

 이들 확진자 대부분이 식당과 대형마트·목욕탕·미용실·PC방 등 다중이용시설을 여러 군데 이용한 것으로 파악돼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지난 2월 경북 북부지역에 코로나19 확산을 일으켰던 ‘이스라엘 성지순례단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12일 경북도와 예천군에 따르면 예천군 예천읍에 사는 여성 A씨가 지난 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경로당 어르신을 대상으로 놀이문화를 가르치거나 말벗을 하는 ‘경로당 행복도우미’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경로당이 문을 닫아 활동은 하지 않던 상태였다.

 같은 날 A씨와 함께 사는 남편(48)과 아들(19)·시어머니(76)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 당국은 이들의 접촉자를 추적해 격리하고 검사를 했다. 10일에는 A씨 아들의 친구 3명이 잇따라 코로나19 양성으로 나타났다. 11일에는 A씨가 다녀간 목욕탕 이용객(64·여)과 A씨 아들이 출입한 식당 종업원(42·여), A씨 아들 친구의 지인(19·여) 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12일에는 기존에 확진 판정을 받은 64세 여성의 남편, 이 여성이 재가 노인 복지 서비스를 했던 노인, A씨 아들의 친구와 접촉했던 대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의 확진 판정 이후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은 13명은 감염 사실을 알지 못한 채로 식당과 술집·병원·미용실·목욕탕·대형마트 등 여러 곳을 돌아다닌 것으로 파악됐다.

12일 대구시 북구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방역관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대구시 북구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방역관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추가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중 한 명은 권택기 국회의원 후보(무소속)의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환자(20)는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매일 선거사무실로 출근해 예천군 곳곳을 돌며 선거홍보 활동을 했다. 권 후보 캠프 측은 “확진자와 밀접접촉한 선거운동원 8명은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며 “확진자와 권 후보 간 접촉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매일 재가 복지 서비스 대상 노인의 자택 2곳을 방문했던 요양보호사도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노인 1명이 감염되는 등 추가 확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환자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8일까지 주말을 제외하고 예천군 유천면에 위치한 가정 2곳을 방문해 재가 복지 서비스를 했다. 이달 2일 오후 3시쯤 A씨와 같은 목욕탕을 방문하면서 감염된 것으로 예천군은 추정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확진자들과 접촉한 이들을 최대한 파악해 검체 검사를 진행 중이다. 보건 당국이 확진자들의 동선을 조사하고 있지만 이들의 감염 경로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경북도 관계자는 “나흘간 양성 판정을 받은 14명 중 첫 확진자인 48세 여성과 그의 가족 3명 중 누가 먼저 어떤 경로로 감염됐는지 역학조사를 했으나 아직 뚜렷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예천군에서는 이스라엘 성지순례단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이 일어났었다. 당시 2월 8일부터 16일까지 이스라엘을 다녀온 성지순례단 39명 중 예천군 공무원(59·여·의성 거주)이 가장 먼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서울 거주 가이드를 포함해 모두 3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스라엘 성지순례단 집단감염으로 홍역을 치른 뒤 예천군은 지난달 7일 이후 추가 확진자가 없어 한 달 이상 잠잠했다. 하지만 나흘 새 예천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14명이 불어나면서 지역의 누적 확진자는 모두 20명으로 늘어났다.

예천=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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