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재난소득 온라인 신청 첫날···사이트는 버벅, "신청 안돼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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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신청 홈페이지 접속은 되는데 본인 인증 절차에서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질 않아요."

멈춘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신청 홈페이지 [화면 캡처]

멈춘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신청 홈페이지 [화면 캡처]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신청 첫 날인 9일 오후 경기 지역 곳곳에서 비슷한 하소연이 나왔다. 지역 화폐나 신용카드 사용자를 위한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홈페이지'가 오후 3시부터 운영됐는데 신청 접속이 되질 않아서다.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경제적 피해를 겪는 경기도민 모두에게 1인당 10만원을 주는 정책이다. 여기에 안성(1인당 25만원), 화성(1인당 20만원), 이천·동두천(1인당 15만원), 양평(1인당 12만원), 용인·성남·평택·시흥·양주·여주·과천(1인당 10만원), 부천·의정부·김포·광명·하남·의왕(1인당 5만원) 등 주민은 한 번 신청으로 경기도 재난기본소득과 지자체 재난기본소득을 동시에 신청할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이날 오전부터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홈페이지'엔 도민들의 관심이 몰렸다.

경기도도 만반의 준비를 했다. 서버량을 늘려 동시에 20만명이 접속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주민등록지 시군'을 선택하고 '카드 선택 및 카드번호 입력'을 입력한 뒤가 문제였다. 본인 확인 절차로 넘어가질 않았다. 이런 장애는 오후 4시 30분 현재까지 계속됐다.
인터넷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와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도 같은 불만이 잇따라 올라왔다. 일부 주민들은 "새벽에 신청하겠다", "행복주민센터로 가서 직접 신청하는 것이 빠르겠다"는 불만을 남겼다.
성남 시민 김모씨(41)는 "너무 급하게 재난기본소득을 주려고 하다 보니 서버 등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운이 좋게 성공한 사람도 있었다. 한 시민은 SNS에 "PC보다는 모바일로 신청하는 것이 더 성공률이 높다"고 노하우를 공개하기도 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현재 동시 접속자 수는 9만명에서 10만명 내외로 홈페이지가 다운될 정도의 상황은 아닌데 처음 시행되는 제도이고 보니 카드사 등으로 본인확인 절차 등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신청이 지연되는 것 같다"며 "이달 30일까지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신청자가 분산되면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청이 폭주하자 '출생년도 4, 9인 분들만 신청하라'고 안내하고 있는 경기도 수원시 재난기본소득 신청 홈페이지 [화면 캡처]

신청이 폭주하자 '출생년도 4, 9인 분들만 신청하라'고 안내하고 있는 경기도 수원시 재난기본소득 신청 홈페이지 [화면 캡처]

이날 수원시 재난기본소득 신청 홈페이지로 신청을 받은 수원시에도 접속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접속이 마비되는 등 차질이 빚어졌다.
수원시는 신청자가 몰릴 것을 대비해 공적 마스크 구매 5부제처럼 신청 5부제를 시행했지만, 시민들이 너무 몰리자 "금일은 출생연도 끝자리 4, 9인분들만 신청이 가능하다"는 안내문을 올리기도 했다.

재난기본소득, 기부도 가능

수원시 재난기본소득 기부운동 [사진 수원시]

수원시 재난기본소득 기부운동 [사진 수원시]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은 기부도 할 수 있다. 신청 마지막 단계에서 '기부'를 선택하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기부된다.
수원시의 경우재난기본소득을 경기공동모금회 계좌(농협 317-0003-8354-31)에 입금하거나, 행정복지센터에 설치된 모금함에 넣으면 된다.
한편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은 선불카드로도 발급받아 사용할 수 있다. 선불카드 방식은 이달 20일부터 주소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와 주소지 시군 내 농협 지점을 방문해 '오프라인 신청'을 해야 한다. 이럴 경우 주민등록상 세대원 수와 출생연도 끝자리별로 신청일을 배분했기 때문에 미리 신청 일정을 확인해야 한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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