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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모족, 조모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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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서정민 기자 중앙일보 중앙SUNDAY 문화부장
서정민 스타일팀장

서정민 스타일팀장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달 19일까지 2주간 더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모임·외식·행사·여행 등의 외부 활동, 타인과의 만남을 자제하는 일상이 장기화되면서 떠오른 신조어가 ‘포모족’과 ‘조모족’이다.

우선 포모(FOMO)족이란 ‘Fear Of Missing Out’의 약자로 주위로부터 고립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불안해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자의 반 타의 반 얽혀 있는 각종 모임에서 조금만 멀어지면 모든 정보 습득과 유행에서 뒤처지고 왕따가 된다는 생각에 억지로라도 많은 사람과 관계를 유지하려 애쓰는, 일종의 고립 공포심을 갖고 있는 게 특징이다.

명상하는 모습

명상하는 모습

그 반대 격인 조모(JOMO)족은 ‘Joy Of Missing Out’의 약자로 스스로 고립을 선택해 즐기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온·오프를 막론하고 자신에게 쏟아지는 불필요한 과다 정보와 인간관계를 적절히 판단해 단절시키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자기계발에 몰두하는 게 특징이다. 때문에 조모족은 밀레니얼 세대의 가장 중요한 소통 수단인 SNS(사회 연결망 서비스)마저 스트레스로 정의하고 멀리한다. 대신 바쁜 일상을 핑계로 미뤄왔던 운동·취미·명상 등을 통해 힐링의 시간을 즐기려 한다.

어쩔 수 없이 잠시 무인도에서 생활하게 됐다고 치자. 무인도에 갇혔다고 생각할까, 아니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직접 찾아왔다고 생각할까. 트로트 노랫말처럼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도로 남이 되는 장난 같은 인생사’. 포모족과 조모족, 어느 쪽에 점을 찍느냐에 따라 일상은 전혀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

서정민 스타일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