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로 급여 미지급, 한 달간 ‘셧다운’ 등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이스타항공이 직원 300여명을 정리해고 한다. 코로나 19사태로 항공사에서 대규모 정리해고가 이뤄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이날 오전 근로자 대표와 회의를 열고 비정규직 포함 전체 직원의 5분의 1수준인 300여명 내외의 구조조정안에 대해 협의했다. 이스타항공의 직원 수는 정규직 1430명과 계약직 248명 등 총 1678명이다.
당초 사 측은 보유 항공기 23대 가운데 10대를 반납함에 따라 직원의 45%인 750명을 구조조정을 하는 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노사 간 고통 분담 등을 통해 최대한 고용을 유지하는 방안으로 최종 협의 중이다. 근로자 측도 큰 틀에서 이 같은 내용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 경영진은 근로자의 피해를 줄이고 코로나 19 이후 운항을 조기 재개할 경우 등을 고려해 감축 인력을 최소화하는 대신 급여 조정 등 고통 분담을 통한 노사 상생으로 경영을 정상화하는 방안을 근로자 대표 측에 전달했다.
또 경영 정상화 이후 신규 인력이 필요하게 되면 퇴직자를 우선 채용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이스타항공 측은 “인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면서 “세부 사항을 두고 노사가 협의 중”이라고 했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보유 중인 항공기 23대 가운데 2대를 반납했으며 8대도 리스 계약을 종료하고 반납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지난달 30일 1~2년 차 수습 부기장 80여명에게 이달 1일 자로 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했다. 이 회사는 유동성 부족으로 지난 2월 임직원의 급여를 40%만 지급했으며 3월에는 급여를 지급하지 못했다.
항공업계는 이스타항공에서 대규모 정리해고가 이뤄진 것을 두고 인력 조정의 신호탄이라고 분석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19사태 장기화로 다른 항공사에서도 보유 항공기 축소나 감원 압박을 크게 받고 있다”며 “이미 기내식과 청소를 담당하는 항공사 하청 업체 감원이 현실화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한항공의 기내식 협력업체 직원 중 인천에서 근무하는 1800명 가운에 1000명이 권고사직을 당했으며, 나머지 800명 중 300여명은 휴직에 들어갔다. 대한항공 기내 청소를 담당하는 이케이(EK)맨파워도 단기계약직 52명을 정리해고 했으며, 정규직 300여명에 대해서도 추가 해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