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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일 만에 확진 1만명, 격리 거부 외국인 8명 본국 송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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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9976명. 2일 0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수다. 첫 확진자가 나온(1월20일) 뒤 73일 만에 1만 명에 바짝 다가섰다. 환자가 1만 명에 이르기까지 코로나19 확산세는 변화를 거듭했다. 중국에서 들어온 환자로 시작된 코로나19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한 신천지발(發) 집단감염을 거쳐 다시 해외 유입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 와중에 보건당국의 방역 대응 논란은 계속됐다.

발생 경로, 중국→신천지→역유입 #이번주만 해외서 온 확진자 136명 #의협 “잠시라도 외국인 입국 막자”

국내 코로나19 감염의 첫 번째 단계에는 중국, 그 중심에는 우한이 있다. 2월 중순까지는 중국서 넘어온 환자에 따른 2차 감염 등 산발적 유행이 발생했다. 30번 환자(68·여)까진 우한발 감염이 가장 큰 문제였다는 의미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추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추이

실제로 환자 30명 중 절반 가까운 12명이 중국 우한 방문 이력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정부는 일부 지역에서의 입국을 제한했을 뿐, 중국발 항공편 전면 차단에 나서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의료계에선 ‘방역 실패’를 언급하며 중국발 입국자를 막아야 한다고 수차례 지적했다.

환자 발생 양상이 급변한 건 대구에서 31번 환자(61·여)가 나오면서다. 신천지 교회를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이 대구·경북에서 시작됐고, 곧 전국으로 퍼졌다. 교회와 병원 등 집단시설을 중심으로 대규모 감염자가 쏟아졌다. 2일 0시 기준 신천지 관련 환자는 5175명으로 전체의 절반(51.9%)을 넘는다.

이후 콜센터 등 밀집도가 높은 업무시설과 PC방 등 다중 이용시설 등을 통한 지역사회 전파가 본격화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개학 연기가 잇따랐다.

최근에는 해외에서 감염된 확진자가 들어오는 ‘역유입’이 늘고 있다. 이번 주에만 해외 유입 환자가 136명이다.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미주 등 다양한 국가를 방문한 사람들의 감염이 확인됐다. 특히 해외 입국자가 많은 수도권에 빨간불이 켜졌다. 2일 신규 확진자는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이 35명으로 대구(21명), 경북(2명)을 훌쩍 넘어섰다.

이에 따라 정부도 1일 0시부터 해외 입국자 전원에 14일간 자가격리를 의무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2일 브리핑에서 “최근 해외 여러 국가로부터 확진자 발생이 증가하고, 해외 유입 환자가 증가함에 따라 1일부터 해외 입국자에 대한 방역 관리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입국자 전원 자가격리 조치 첫날인 1일 하루 입국자는 7558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외국인이 32.5%인 2456명으로 추산된다. 하루 전인 지난달 31일엔 입국자 6948명 가운데 외국인이 1637명이었다. 법무부는 1일 입국 외국인 가운데 자가격리 조치를 거부한 8명에 대해 검역소에서 입국을 허가하지 않고 본국으로 송환했다고 2일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방역 강화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게 의료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미국·유럽 등에 더 강력한 입국제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의협은 “개학을 준비하는 단기간만이라도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고 내국인도 엄격하게 검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경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도 지난달 말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글을 통해 “이제라도 외국인 입국금지를 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종훈·김민욱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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