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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전두엽 손상, 비도덕 행동유발

중앙일보

입력

이마 바로 뒤쪽에 있는 뇌의 전전두엽(前前頭葉) 피질이 어렸을 때 손상된 사람은 성인이 되어서 비도덕적이고 반사회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아이오와 의과대학의 스티븐 앤더슨 박사는 전전두엽 피질이 외상이나 수술 등으로 손상되면 비도덕적인 행동이 사회에 미치는 결과를 인식하고 윤리적 판단을 내리는 능력이 결핍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앤더슨 박사는 과학전문지 `자연 신경과학´ 11월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생후 15개월때 얻어맞고 쓰러져 전전두엽을 다친 20세 여자와 생후 3개월때 뇌수술로 역시 전전두엽이 손상된 23세의 남자를 조사한 결과 이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들 남녀는 당시 뇌손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어 교육수준이 높은 부모아래 안정된 환경에서 정상적인 교육을 받으며 성장했다.

두 사람은 그러나 사춘기가 되면서 행동이 표변해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좀도둑질을 하고, 싸움질을 하고, 무책임한 성행위를 하기 시작했으며 자신의 행동에 대해 죄책감이나 가책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두 사람은 정신테스트 결과 다음과 같은 가상적인 상황에 올바로 대응할 능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내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는 남편이 약을 훔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남편은 도둑질을 해야 하는가? ▲두 사람이 서로 TV의 다른 채널을 보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가? ▲사장이 가고 싶지 않은 파티에 초대를 했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
어렸을 때의 전전두엽 손상이 결국 정신병과 유사한 증세를 가져온 것으로 앤더슨 박사는 보고 있다.

앤더슨 박사는 이 연구결과만 가지고 결론을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며 반사회적인 행동이 반드시 전전두엽 피질의 손상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비행의 신경학상 원인과 정신병의 생물학적 원인을 규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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