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확진자 58%가 유럽·미국발…무증상 해외 입국자 경계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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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공항 미화원이 소독 및 청소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31일 0시 기준 코로나19 해외유입 그래픽. [뉴스1] [뉴시스]

3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공항 미화원이 소독 및 청소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31일 0시 기준 코로나19 해외유입 그래픽. [뉴스1] [뉴시스]

광주광역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의 58%가 유럽 등 해외 입국자와 관련한 감염으로 확인됐다.

광주, 확진자 24명 중 14명이 해외입국 관련 #전국, 해외입국 확진 5.3%…광주, 10배 높아 #'광주소방학교 격리' 입국자 3명 '무증상 확진'

 31일 광주시에 따르면 생활치료센터인 광주 소방학교 생활관에서 격리 중이던 A씨(43) 등 4명이 잇따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날까지 광주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24명으로 늘었다.

이 중 해외 유입으로 인한 환자는 14명으로, 확진자 중 58%가량이 미국과 유럽 등에서 귀국한 사람과 관련이 있다. 이는 이날 현재 전국의 코로나19 총 누적 확진자 9786명 중 5.3%(518명)인 해외유입 사례보다 10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A씨와 B양(9)은 전남 10번째 확진자의 아내와 딸이다. 이들은 남편의 파견 근무를 마치고 29일 오후 영국에서 입국했다. A씨 가족은 입국 당일 광명역에서 KTX를 타고 광주송정역에 도착한 후 광주시 전용 버스를 타고 이동해 광주 소방학교에 입소했다.

지난 3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관계자들이 코로나19 무증상 입국자들을 전용 공항버스로 안내하고 있다. [뉴스1]

지난 3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관계자들이 코로나19 무증상 입국자들을 전용 공항버스로 안내하고 있다. [뉴스1]

 C씨(20)도 지난 20일 오전 영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현재까지 기침·발열이 없는 무증상자로, 입소 3일째 되는 이날 진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D씨(30)는 광주 17번 확진자의 딸이다. D씨의 어머니는 스페인 여행을 다녀온 다른 딸(확진)이 사는 경기 고양시 일산을 방문했었다.

 D씨는 어머니의 확진 판정 후 본인 요청으로 지난 21일부터 소방학교 생활관에서 머물렀다. 격리 해제(4월 1일)를 하루 앞두고 시행한 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왔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4월 1일 0시부터는 모든 국가에서 입국하는 국민, 장기체류 외국인은 원칙적으로 입국 후 14일간 자가격리해야 한다. [뉴시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4월 1일 0시부터는 모든 국가에서 입국하는 국민, 장기체류 외국인은 원칙적으로 입국 후 14일간 자가격리해야 한다. [뉴시스]

 전남에서도 해외 입국자를 통한 감염자가 늘었다. 광주 21번째 확진자인 A씨의 남편(43)은 지난해 11월부터 영국에서 파견 근무를 한 뒤 29일 입국했다. 그는 순천자연휴양림 내 격리시설에 입소한 뒤 이날 코로나19 감염 사실이 확인돼 전남 10번째 확진자로 분류됐다.

 여수에서는 영국에 살다 귀국한 20대 여성과 그의 약혼자(22)는 자가격리 중 각각 전남 12·13번 확진자로 분류됐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오전 인천공항 특별입국절차를 통해 입국했다.

 만민교회를 통한 2차 감염도 발생했다. 전남 무안에 사는 전남 11번 확진자(92·여)는 전남도내 최고령 환자로 분류됐다. 감염 경로는 서울 구로만민교회와 밀접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여성은 집단 감염 사례가 나온 서울 구로만민교회 신도인 다섯째 아들과 접촉한 뒤 감염된 것으로 보건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격리됐던 환자들이 모두 퇴소한 광주 광산구 광주소방학교 생활관 방역을 위해 관계자가 준비를 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0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격리됐던 환자들이 모두 퇴소한 광주 광산구 광주소방학교 생활관 방역을 위해 관계자가 준비를 하고 있다. 뉴스1

 한편, 광주광역시는 최근 특별행정명령을 내려 유럽·미국 입국자 중 광주에 체류 또는 거주하는 경우 3일간 시설 격리한 뒤 전원 감염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음성으로 판명되면 자가격리로 전환, 나머지 격리 기간 동안 능동 감시를 진행한다.

 이날 오후 현재 해외입국자 중 시설 격리 대상자는 60명(광주소방학교 57명·5·18교육관 3명)이다. 또 자가격리 대상자 303명 중 208명이 해외 입국자로 파악됐다.

 최종권 기자,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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