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라임 '회장님' 곧 잡나···경찰 '오른팔 역할' 측근 체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라임자산운용 홈페이지 화면]

[라임자산운용 홈페이지 화면]

현재까지 1조6000억원의 피해액을 낸 것으로 추산되는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의 주요 인물인 ‘회장님’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측근이 경찰에 체포됐다.

31일 수사기관에 따르면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전날(30일) 김모 전 스타모빌리티 사내이사를 체포했다. 김 전 이사는 김 전 회장의 ‘오른팔’ 역할을 하던 사람으로, 김 전 회장과 오래 전부터 함께 일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이사는 스타모빌리티 전신인 ‘인터불스’ 때에도 김 전 회장 밑에서 일했으며, 최근에는 김 전 회장을 대리해 재향군인상조회인수컨소시엄(SPC) 대표를 맡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의 각종 로비와 비위 행각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인물일 것”이라며 “최근까지도 김 전 회장과 연락하며 그의 지시를 받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이사를 체포한 경찰은 경기도의 한 운수업체에서 김 전 회장과 해당 업체 재무이사였던 또다른 김모씨가 160여억원을 횡령한 사건을 조사 중이다. 올해 초 경찰은 김 전 회장과 재무이사였던 김씨에 대해 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해 발부받았는데, 그들은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그대로 도피해 현재까지 잠적한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국내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재무이사였던 김씨는 이미 해외로 도피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외에도 김 전 회장은 자기가 실제로 소유하고 있던 스타모빌리티 자산 517억원도 빼돌려 횡령한 혐의 등으로 고소·고발된 상태다. 이 자금을 김 전 회장에게 전달한 사람은 전날 경찰에 체포된 김 전 이사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은 체포한 김 전 이사를 통해 그들의 행방과 범죄 내용에 대해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김 전 이사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은 수사 내용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28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 한모씨와 성모씨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이들은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주범인 이종필 전 부사장이 도피할 수 있게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 한모씨와 성모씨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이들은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주범인 이종필 전 부사장이 도피할 수 있게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운수업체 횡령 사건에도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이 깊숙이 개입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이 전 부사장과 김 전 회장 등은 라임 자금을 이용해 일종의 ‘기업 사냥’을 하듯 상장사들을 주무르며 자금을 횡령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전 부사장도 지난해 말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도주해 4개월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검찰은 28일 지병이 있던 이 전 부사장에게 약을 전달하는 등 국내 도피 생활을 도운 운전기사 성모씨와 한모씨를 구속했으며, 이들을 통해 이 전 부사장의 소재를 파악 중이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