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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 무시, 마스크 무시, 자전거 타고 골프 쳤다···이런 외국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5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연무시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연무동 자율방역단 회원들이 소독을 하고 있다. [뉴시스]

25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연무시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연무동 자율방역단 회원들이 소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수원 27번 환자’로 명명된 30대 영국인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증상으로 입국해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닷새 동안 마스크를 쓰지 않고 4개 도시를 돌아다녔던 것으로 확인돼 비판을 받고 있다. 검체채취 다음에는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는 지침을 어긴 것이다. 수원시는 이 남성에게 책임을 묻기로 했다.

29일 경기도 수원시가 공개한 영국인 남성 A의 동선에 따르면 그는 태국을 방문한 뒤 지난 20일 오전 8시45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했다. 지난 14일 기침 증상을 보였던 A는 감염경로가 태국으로 추정된다. 태국은 출장 차 다녀왔다고 한다.

A는 공항에서 리무진버스를 타고 경기도 용인시로 온 다음 버스를 타고 수원시 영통구 황골마을 버스정류장에서 내렸다. 걸어서 영통1동 자신의 오피스텔에 도착했다.
다음 날인 21일 오전 10시57분 지인 차를 타고 타 지역으로 이동했다. 오후 7시15분 지하철로 수원역에 도착해 분당선으로 환승하고 청명역에서 내려 도보로 귀가했다. 22일에는 오후 5시51분 오토바이를 타고 영통3동 수원반달공원에 들렀다가 오후 9시15분 집에 갔다. 23일 오후 3시30분 오토바이로 영통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검체채취를 받고 귀가했다. 오후 4시30분 자전거를 타고 타 지역을 방문했다가 오후 11시52분 집으로 돌아왔다. 검체 검사를 받으면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데도 이를 지키지 않고 수원시와 인근 도시를 이동한 것이다.

A는 검사를 받은 다음 날인 24일 오전 9시40분 영통3동에 있는 한 스크린 골프장을 방문했다. 3시간20분 뒤인 낮 12시50분 확진 판정을 받고 경기도의료원 성남병원으로 이송됐다.

태국서 귀국 후 5일간 4개 도시 돌아다녀

이 남성은 공항 도착 후 감염 확인 전까지 5일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수원·용인·과천·서울 4개 도시를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A의 접촉자로 분류된 사람은 총 23명이다. 아직 이들 가운데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모두 자가격리된 상태다.

이 남성의 동선이 알려지자 수원시청 홈페이지 시민 게시판 등에는 이 남성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수원시청 블로그에는 “추방해라” “간접살인이다” “외국인을 왜 입국시켜 내국인을 피해받게 하나” “제주관광 미국 유학생 모녀처럼 엄중 처벌 부탁한다” 등과 같은 댓글이 달렸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A는 증상 발현 후 입국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여러 곳을 방문해 수원시와 타 지역에 많은 접촉자를 만들었다”며 “수원시는 향후 이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원시 관계자는 “검토해봐야 알겠지만, 추가 확진자가 나온다면 A는 감염병 관련 법에 따라 처벌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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