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중국의 청명절 "대리 벌초 해드립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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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여파로 중국에서 조상의 묘에 제사를 지내는 청명절(淸明節) 연휴 풍경이 바뀌고 있다. 묘지에 인파가 몰려 코로나 19가 재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각 지방 정부가 온라인 제사 권장, 대리 벌초 서비스 등의 조치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코로나 재확산 우려에 온라인 제사 권장 #홍콩, 성묘시 4명이 최대...어기면 처벌

중국에선 4월 4~6일 청명절 연휴 기간 조상의 묘를 찾아 성묘, 벌초하고, 종이로 된 가짜 돈(지전)을 태운다.

코로나 19로 중국의 청명절 풍경도 바뀌고 있다. 방역이 강화된 중국의 한 공동묘지 [출처: CNR]

코로나 19로 중국의 청명절 풍경도 바뀌고 있다. 방역이 강화된 중국의 한 공동묘지 [출처: CNR]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 19 여파로 실내 납골당은 대부분 출입 금지령이 내려졌다. 실외에 있는 공동묘지는 예약제 혹은 성묘객 시간대별 분산제 등을 택했다. 베이징시 민정국 등은 사람들이 성묘하느라 몰릴 것으로 예상하는 시간대에도 밀집률이 50%가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혹시 자신이 성묘를 안 가 묘가 방치될까 봐 걱정하는 이들을 위해 일부 공동묘지는 무료로 묘를 돌보는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29일 신경보에 따르면 베이징 바바오산(八寶山) 혁명 열사 공원(우리의 국립묘지에 해당)은 묘마다 3송이의 국화꽃을 무료로 헌화하기로 했다.

유료로 묘역 청소 대행을 신청할 수도 있다. 35위안(약 6000원)을 내면 묘비 청소를 한 뒤 묘역에 꽃과 과일, 술, 촛불 등 제사용품을 선택해 놓아주는 곳도 있다. 일부 업체에서는 모바일로 몇 단계를 거치면 간단하게 예약 가능하다고 광고하고 있다.

청명절 제사 용품을 선택할 수 있게 한 온라인 업체 [출처: 복록원]

청명절 제사 용품을 선택할 수 있게 한 온라인 업체 [출처: 복록원]

홍콩도 코로나 19 확진자가 늘면서 공공묘지의 성묘객 수를 제한하기로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4월 4일 청명절에 공공묘지에서 성묘하는 방문객 수가 그룹별로 4인을 넘을 수 없도록 했으며, 이를 어길 경우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28일 하루에만 홍콩에서 42명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홍콩 정부는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29일부터 2주일간 공공장소에서 4인 초과 모임이나 집회를 금지하고 있다. 법정, 장례식, 결혼식, 대중교통 등 12가지 경우를 제외한 모든 공공장소에 적용된다. 이를 어기면 최대 2만5000 홍콩달러(약 390만원) 벌금과 6개월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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