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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에 바람으로 환기 ‘개방형 선별진료소’ 들어선다..“5분에 1명 검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인천공항 야외 공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체 채취를 위한 개방형 선별진료소(오픈 워킹스루형·Open Walking Thru)가 들어섰다. 소독 시간을 줄여 5분에 한 명꼴로 하루 최대 2000명을 검사할 수 있다.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옥외공간에 설치된 개방형 선별진료소(오픈 워킹스루형·Open Walking Thru)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발 여객기를 타고 입국한 무증상 외국인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옥외공간에 설치된 개방형 선별진료소(오픈 워킹스루형·Open Walking Thru)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발 여객기를 타고 입국한 무증상 외국인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부터 인천공항 제1·2 여객터미널에 각 8개씩 모두 16개의 검체채취 칸막이 공간(부스)이 마련됐다. 검사 대상자가 걸어 지나가면서 검체를 채취받는 일종의 워킹스루 방식으로 개방된 공간에 설치된 진료소라 보면 된다.

야외공간에 16개 부스 설치..소독·환기 시간 줄여 #입국자 몰려 과부하에 대안 마련..“1일 최대 2000명 검사”

기존 서울과 부산 등 일선 지역 의료기관에서 먼저 시도된 워킹스루 검사법은 외부와 공기가 차단된 공중전화 박스 같은 부스에 대상자가 들어가 의료진과 직접 접촉하지 않고 검체를 채취받는 것이다. 당국은 당초 지난 23일 이런 워킹스루 선별진료소 40여곳을 인천공항에 설치하겠다고 했지만 검사 후 부스 소독 등의 문제가 제기되자 다른 대안을 찾았다.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옥외공간에 설치된 개방형 선별진료소(오픈 워킹스루형·Open Walking Thru)에서 영국 런던발 여객기를 타고 입국한 무증상 외국인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옥외공간에 설치된 개방형 선별진료소(오픈 워킹스루형·Open Walking Thru)에서 영국 런던발 여객기를 타고 입국한 무증상 외국인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오픈형 워킹스루 방식은 넓은 야외공간에 벽면 없이 천막으로 설치된다. 사방이 뚫려 있어 자연 바람을 통해 실시간 환기하는 게 특징이다. 검사 중 기침이나 재채기 등을 통해 침방울이 튀더라도 곧바로 바람을 통해 날아가 오염원 우려를 줄일 수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6일 브리핑에서 “실내의 밀폐된 공간보다 어느 정도 공기의 흐름이 있는 곳에서 진행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 영국 등의 문헌을 보면, 실내조차 전체 공기가 5번 정도 바뀌게 되면(환기되면) 바이러스 양이 1% 이하로 준다고 한다. 실내가 아닌 외부 또는 천막 등 공기 흐름이 있는 곳에서 위험성이 대폭 낮아지기 때문에 그런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옥외공간에 설치된 개방형 선별진료소(오픈 워킹스루형·Open Walking Thru)에서 진단검사를 실시하는 요원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옥외공간에 설치된 개방형 선별진료소(오픈 워킹스루형·Open Walking Thru)에서 진단검사를 실시하는 요원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공간이 개방돼 있어 접촉면을 통한 감염 가능성 또한 낮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일반 선별진료소는 유증상자가 밀폐된 공간 안에서 검체 체취를 받기 때문에 공간을 소독해야 다른 유증상자 검사가 가능했다. 지난 23일 브리핑에서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홍보관리반장은 “일반 선별진료소에서 검체를 채취한 뒤 공간 전체를 소독하는 데에 10~15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통상 30분에 1명씩밖에 검사를 못 한다”고 말한 바 있다.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옥외공간에 설치된 개방형 선별진료소(오픈 워킹스루형·Open Walking Thru)에서 영국 런던발 여객기를 타고 입국한 무증상 외국인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있다.연합뉴스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옥외공간에 설치된 개방형 선별진료소(오픈 워킹스루형·Open Walking Thru)에서 영국 런던발 여객기를 타고 입국한 무증상 외국인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있다.연합뉴스

이런 시간을 줄이니 검사 속도가 훨씬 빨라진다. 윤태호 중수본 총괄관리반장은 “일반 선별진료소는 1시간에 2~3명, 승차 검진의 경우 1시간에 6~8명 정도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며 “개방형 선별진료소는 1시간에 12명가량의 검체 채취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4~5분에 1명꼴 채취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당국에 따르면 하루 최대 2000명이 검사받을 수 있게 된다. 윤 반장은 “개방된 공간에서 바람에 의해 오염원이 해소돼 소독이 필요 없고 신속하고 안전하게 검체 채취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발 여객기를 타고 입국한 승객들이 진단 검사를 받는 곳으로 이동하는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발 여객기를 타고 입국한 승객들이 진단 검사를 받는 곳으로 이동하는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공항은 주변의 통제가 가능한 넓은 야외공간을 활용할 수 있어 이러한 개방형 선별진료소를 설치하는 데 적합하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제1여객터미널은 교통센터 앞 공간을, 제2여객터미널은 단체버스 탑승장을 활용한다.

이 선별진료소는 무증상인 유럽 입국 외국인 전체와 미국 단기 체류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다. 손영래 반장은 “유증상자는 어느 나라 입국자이건 공항 안의 구역 별도의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는다. 개방형 선별진료소는 유증상자와는 관계없다”고 말했다.

개방형 선별진료소 운영을 위해 공중보건의사 10명과 자원봉사를 신청한 간호사임상병리사 31명, 군 인력 35명, 건강보험공단 직원 8명이 배치된다.

보건당국은 지난 22일부터 유럽발 입국자를 전수 검사하기로 한 데 이어 27일부터 미국발 입국자 검역을 강화한다. 공항 내 검역 대기자가 몰려 지체 현상이 생기고 감염 우려가 커지자 대안을 검토해왔다. 지난 24일 윤태호 반장은 “예상했던 것보다 유럽발 입국자가 훨씬 많아 혼선이 있었다”며 “물량보다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과 검체 채취를 요구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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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에 따르면 현재 유럽과 미국에서 들어오는 일일 입국객은 각각 2500명, 1200명 수준이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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