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 구속후 텔레그램 상황 "FBI도 포기, 안 뚫려…쫄지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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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최소 74명의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이송되고 있다. 뉴스1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최소 74명의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이송되고 있다. 뉴스1

텔레그램에서 여성들의 성착취물을 유포한 일명 'n번방' 사건을 처음 경찰에 신고한 대학생 잠입취재단 '불꽃'이 "현재 n번방 뿐 아니라 성 착취물이 오가는 텔레그램 채팅방이 여전히 성업 중"이라고 밝혔다. '불꽃'은 대학생 2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지난해 여름부터 잠입 취재를 시작했다.

'불꽃'은 2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현재 모든 성 착취물이 오가는 텔레그램 채팅방을 지켜보고 있다. 확실히 이전보다는 많이 어수선해지긴 했다. 그래도 간간이 성 착취물 영상이 올라오기는 한다"라고 말했다.

불꽃은 "텔레그램방에서 누군가 불안해하는 기색을 보이면 서로 독려해준다. 'FBI에서도 포기한 걸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하나. 절대 안 뚫린다. 쫄지마' '많아야 5년 이상은 안 받겠지' 이러면서 서로 안심시켜준다. 그들은 처벌이 약하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꽃은 텔레그램 'n번방'을 취재하게 된 계기도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여름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취재를 하다가 현재 구속된 '와치맨'에 운영하는 사이트를 발견했다. 해당 사이트에는 불법 촬영물을 비롯해 초등학생, 중학생들의 영상도 있었고 이들은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불꽃은 "영상에는 신상도 같이 올라왔다. 관전자들은 그냥 소비하고 희롱하고 끝이다"라고 걱정했다.

채팅방 참가자에 대해서는 "최근 가해자들의 신상을 캐내기 시작했는데, 서울대생도 있고, 중학생도 있다"며 "신검을 받으러 간다거나, 수능을 준비해야 하는데 계속 이 방에 있어서 망했다는 등 고등학생, 대학생이 많을 것 같다"고 추정했다.

불꽃은 또 "텔레그램 기사를 쓰는 기자들 사진을 여기자나 남기자 할 것 없이 가져와서 방에 공지로 띄워놓는 것도 봤다"면서 "학생들의 성교육을 어렸을 때부터 대대적으로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처벌 수위도 훨씬 높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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