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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문지윤 父 "CF 찍었다며 기뻐했는데…갑자기 떠나 먹먹"

중앙일보

입력

故 배우 문지윤 아버지 문광석씨가 쓴 손편지. 사진 가족이엔티

故 배우 문지윤 아버지 문광석씨가 쓴 손편지. 사진 가족이엔티

故 배우 문지윤 아버지 문광석씨가 손편지를 통해 아들의 사망 소식에 애도를 표해준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문지윤 소속사 가족이엔티는 23일 "문지윤군 부친 문광석님께서 지윤이를 애도해주시고 조의를 표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편지를 썼다"며 손편지를 공개했다.

문씨는 편지에서 "급작스럽게 아들을 하늘로 보낸 지 벌써 3일째가 됐다"면서 "아직 믿기지 않고 가슴이 아리고 먹먹하기만 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하지만 지윤이가 소천하고 장례 기간 동안 많은 분께서 함께 아파해주시고 울어주시고 같이 고생해주셨기에 힘을 내 본다"며 "너무나 감사해 이렇게 글로 나마 저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문씨는 아들의 어린 시절을 추억했다. 그는 "지윤이는 중학교 때부터 연기를 하고 싶다며 집에서 거리가 먼 곳에 있는 연기학원을 걸어서 오가며 길거리에서 발음과 발성 연습을 했다"며 "오디션에 필요한 대사나 몸짓을 연습하는 연기의 꿈이 간절했던 아이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어린 나이에 데뷔해 19년 동안 많은 작품에서 연기했고 작품에 캐스팅 되면 함께 일하는 감독, 작가, 스태프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며 대본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고 썼다.

문씨는 "불과 몇주 전에는 15년 만에 CF를 찍게 됐다고 기뻐했다"며 "제주도로 촬영 가 정말 행복하고 재미있었다고 CF 감독님께 자신의 연기를 인정받고 있음에 큰 행복을 느꼈다며 저에게 긴긴 수다를 늘어놓았는데 마지막 작품이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고인이 된 배우 문지윤. 일간스포츠

고인이 된 배우 문지윤. 일간스포츠

문씨는 또 아들이 사망에 이르게 된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본인 스스로를 다잡고 열심히 배우를 하겠다며 의지를 보였던 아들이 갑작스럽게 집에서 목이 아프다며 이틀 간 고열에 시달렸다"며 "병원 입원 후 치료를 받다 3일 만에 하늘나라로 떠났다"고 적었다.

이어 "코로나19 상황으로 우려돼 조용히 가족장을 치르려 했지만 바쁘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지윤이 마지막 가는 길을 보러 한걸음에 달려와 주신 많은 분들이 계셨다"며 "그로 인해 지윤이 가는 길 마지막까지 외롭지 않게 잘 마무리할 수 있어 감사했다"고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지윤이가 살아있을 때 옆에 두고 좋아하던 것들 대본, 음악, 그리고 커피와 밀크티를 소천길에 함께 떠나보냈으니 외롭지 않게 즐거운 마음으로 먼길 여행했을 것 같다"며 "더 이상 슬퍼하지 마시고 지윤이와 웃으며 좋았던 기억, 보잘 것 없지만 심성 하나만큼은 착하고 연기만 생각했던 배우로 오래 간직해 주셨으면 하는 게 아비의 간절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문지윤은 지난 18일 오후 8시 56분 향년 36세로 사망했다. 사인은 급성 패혈증이었다. 인후염 증세가 심해져 병원에 입원했던 그는 급성 패혈증이 와 중환자실로 옮겨졌지만 회복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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