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땐 엄청 빠르네요'···은행 예·적금 금리 줄줄이 0%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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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대 예금 금리가 현실이 됐다. 지난 16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단행한 여파로 주요 은행이 수신금리를 잇달아 내리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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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원 예금, 이자 10만원도 못 받는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 4곳의 예금금리는 이달 들어 대부분 0%대로 낮아졌다. 1000만원을 예금해도 연 이자가 10만원에 못 미친다는 얘기다. 국민은행은 17일 고정금리형 예금인 ‘국민수퍼정기예금’의 금리를 구간별로 0.1%포인트씩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년 만기 상품의 금리는 최대 1.05%에서 0.95%로 낮아졌다.

하나은행은 지난 2일 주요 정기 예‧적금 상품 기본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어 자유 입‧출금 예금상품에 적용되는 기본금리도 최대 연 0.2%에서 0.1%로 낮췄다. 우리은행은 지난 20일 ’우리 WON모아 예금‘의 1년 만기 기본금리를 0.5%로 낮춘다고 밝혔다. 해당 상품은 지난달까지 연 1%의 금리가 적용됐다.

신한은행 정기예금 상품인 ‘신한 S드림’의 1년 만기 기본금리가 1.35%에서 1.1%로 낮아졌다. 이외에도 SC제일은행 ‘퍼스트정기예금’의 1년 기본금리는 1.2%에서 0.9%로, 씨티은행 ‘프리스타일예금’의 1년 기본금리는 1%에서 0.7%로 떨어졌다.

지방은행·저축은행도 줄줄이 인하

지방은행도 인하 행렬에 동참했다. 대구은행은 주요 예금 상품에 적용되는 금리를 최대 0.6%포인트 낮춘 게 대표적이다. 전북은행‧경남은행 등도 주요 예‧적금 상품 금리를 하향 조정했다. 그나마 이자율이 높았던 저축은행도 마찬가지다. OK저축은행은 이달 들어 ‘OK정기예금’, ‘OK e-정기예금’ 등 상품의 1년 만기 금리를 1.9%에서 1.7%로 낮췄다. SBI저축은행도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1.3%로 인하했다.

적금도 0% 금리 시대

은행이 기본 금리를 낮춰도 기존 가입자에겐 적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만기 이후 새로 가입할 땐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마땅히 돈 둘 곳을 찾기 어려워서다. 직장인 김산백 씨는 “시중은행도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매우 신속하게 움직이는 느낌”이라며 “가뜩이나 돈 불릴 방법이 없는데 한숨이 나오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부 은행은 주요 적금상품에도 0%대 금리를 적용하기로 했다. IBK기업은행은 19일 1년 만기 정기적금 상품에 적용되던 금리를 1.15%에서 0.75%로 낮춘다고 밝혔다. 우리은행도 지난 4일부터 1년 만기 정기적금은 0.9%, ‘우리자유적금’은 0.75%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 이탈 우려 때문에 금리를 내리지 않은 곳도 차차 기준금리를 반영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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