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 초기 중국에선 아동 환자가 드물어 한때 어린이는 잘 감염되지 않는다는 전문가의 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는 누구나 걸리기 쉽고 특히 유아의 경우 더 조심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2143명 아동 감염자 연구 결과 #94.1%가 가벼운 증상 보였지만 #유아 특히 신생아는 중증 위험 높아 #한 살 이하 아동 중 10.6%가 중증
중국 환구망(環球网)은 21일 “부모가 반드시 봐야 할 전국 2143명 아동 환자 연구”라는 제목으로 최근 미국 소아과학회(AAP) 저널인 ‘소아과학’에 실린 중국 어린이의 신종 코로나 감염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논문은 중국 상하이 아동의학센터와 상하이 자오퉁(交通)대학 의학원 등 여러 학술 기구의 연구자들이 작성했으며 이미 학계의 심사를 거쳤다고 환구망은 전했다. 또 중국의 신종 코로나 아동 환자에 대한 첫 번째 회고적 조사 논문이라고 소개했다.
연구는 1월 16일부터 2월 8일까지 중국 질병통제센터에 보고된 2143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했다. 이중 확진 판정을 받은 어린이는 731명이며, 1412명은 의심 환자다. 지역은 후베이(湖北)성을 중심으로 허난(河南)성과 후난(湖南)성, 충칭(重慶) 등 7개 성·시를 다뤘다.
어린이 연령의 중위수(中位數)는 7세이며 남아 1213명, 여아는 930명이었는데 성별에 따른 차이는 특별한 의미가 없는 수준이라고 논문을 말했다. 연구에서 주목해야 할 첫 번째 사항은 아동 감염자의 대다수가 약한 증상을 보였다는 점이다.
2143명 중 94.1%가 무증상 또는 경증, 중증(中症)이었다. 구체적으로 4.4%인 94명은 무증상이었다. 가장 많은 50.9%의 1091명이 경증이었으며 중증(中症)은 831명으로 38.8%를 차지했다.
병세가 심한 중증(重症)의 경우는 5.9%로 성인의 18.5%에 비해 크게 낮았다. 논문은 이 같은 차이가 나는 이유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세포 침투를 위해 사용하는 수용체 ACE2가 아동의 경우 어른보다 성숙도와 기능 면에서 약하다는 점을 꼽았다.
이에 따라 신종 코로나에 반응하는 민감성이 성인보다 떨어진다는 것이다. 또 아동의 면역계통이 발육 과정에 있어 바이러스에 대한 반응이 성인과 다르다고 논문은 말했다. 어린이가 어른보다 더 잘 보살핌을 받는 것도 차이를 내는 원인으로 꼽혔다.
그러나 논문은 주목해야 할 두 번째 사항으로 유아 특히 신생아의 경우 중증(重症) 출현이 더 쉽게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한 살 이하의 아동 중 중증 비율이 10.6%에 달했다. 1~5세는 7.3%, 6~10세는 4.2%, 11~15세는 4.1%, 16세 이상은 3%에 달했다.
나이가 어릴수록 중증 비율이 높았던 것이다. 그러나 사망에까지 이른 경우는 단 한 건에 불과했다. 14세의 후베이성 어린이가 2월 7일 숨진 것이다. 논문은 이 같은 연구를 토대로 세 가지 결론을 내렸다.
첫 번째는 모든 연령대의 아동이 신종 코로나에 쉽게 걸릴 수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아동 감염자의 경우 성인보다 증상이 경미한 경우가 많지만, 유아나 신생아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세 번째는 아동의 경우 대부분 가족이나 친구에 의해 감염된 것으로, 신종 코로나의 사람 간 전파에 대한 강력한 증거가 된다는 것이다. 연구는 어린이 또한 감염되지 않도록 특히 주의해야 하며 특히 유아의 경우엔 더 조심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일깨운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