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르거나 조문을 다녀왔던 사람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잇따라 감염되면서 장례식장이 집단 감염 우려 장소로 지목되고 있다.
20일 경남도 등 전국 자치단체에 따르면 이날 창원에 사는 66년생 남성이 확진자가 됐다. 이 남성은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대구에서 어머니 장례를 치렀던 것으로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 남성은 마지막 날 이상 증상이 나타났고, 19일 한마음창원병원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은 결과 20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같은 회사에 다니던 직원 3명이 장례식장에 다녀온 뒤 함께 확진자가 된 경우도 있다. 이날 인천시와 경기도 시흥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에 본사를 둔 제조업체 직원 3명이 감염됐다. 시흥시 배곧동에 거주하는 A씨(48)와 인천 동구에 거주하는 B씨(42), 인천 계양구에 거주하는 C씨(55) 등이다.
20일 대구에서 모친 장례식 치른 창원 40대 확진 #18~19일 회사 직원 3명 장례식 다녀온 뒤 양성 #"노인에게 치명적, 장례문화 일시적으로 바꿔야"
이중 A·C씨는 서울 본사 소속으로 직장에서 매일 만났고, B씨는 평택에 있는 공장에서 근무하며 충남 아산시에 거주한다.
이들은 지난 12일 서울 본사에서 회의한 뒤 A씨의 차를 타고 지인의 장례식장으로 함께 이동했다. 그 뒤 A씨는 18일 인천 선학 드라이브스루 검진센터에서 검사를 받았고 B씨와 C씨는 19일 검사를 받았는데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이 한 회사에 다니는 것을 확인한 방역 당국은 해당 회사 직원 37명을 상대로 검체 채취 조사를 하고 있다. 인천시와 경기도 관계자는 “이들이 회사 회의를 한 뒤 장례식장에 함께 다녀온 뒤 집단 발병을 한 것이어서 현재 어느 곳에서 감염이 시작된 것인지를 역학 조사 중이다”고 말했다.
이들 3명 중 2명의 가족도 2차 감염이 됐다. A씨의 12살 초등학생 아들은 20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아내와 다른 아들 등 2명은 진단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 같은 날 B씨 아내도 확진자가 됐다. 음성 판정을 받은 초등학생 2명은 할머니와 함께 자가격리 중이다.
특히 B씨 아내는 인천시 동구 한 어린이집 파트타임 교사로 전날 남편이 확진 판정을 받자 동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 찾았다가 감염 사실을 알았다. B씨 아내는 지난 16일 어린이집 근무를 마치고 서구 석남동 한 치과와 약국을 방문했고 17·18일에도 오후 2시 30분까지 어린이집에서 일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마상혁 경남도의사회 감염병 대책위원장은 “장례식장은 오랜 시간 머물면서 마스크를 벗은 채 문상이나 대화 혹은 식사를 하면서 감염될 가능성이 가장 큰 실내공간 중 하나다”며 “문상객 중에 나이 드신 분들이 많은 곳인 만큼 지금은 ‘코로나 저승사자’가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한시적이라도 주문 대신 다른 방식으로 마음을 전하는 장례문화로 바뀌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창원·인천·시흥=위성욱·최모란 기자 w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