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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 신금투 사장, 라임사태 책임지고 사퇴

중앙일보

입력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사장이 라임펀드 판매에 따른 고객 손실 발생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열린 이사회에 참석해 "신한금융투자에서 판매한 투자상품으로 고객님들에 끼친 손실에 대해 제가 회사를 대표해서 머리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객 투자금 손실 발생에 대한 책임이 있고 없고를 떠나 신한금융투자가 고객의 신뢰를 되찾고 빠른 정상화를 위해서는 본인이 책임지고 물러나는 것이 맞다"는 뜻을 전했다.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사옥. 중앙포토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사옥. 중앙포토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10월 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우리은행과 더불어 가장 많이 판매한 회사다. 지난해말 기준 신한금융투자가 판매한 라임자산운용 펀드 금액은 3248억원으로, 3577억원의 우리은행 다음으로 많다. 2769억원에 달하는 신한은행 판매금액까지 합하면 신한금융지주에서만 6000억원이 넘는 라임펀드가 판매됐다.

신한금융투자는 단순 판매 차원의 문제를 넘어 폰지사기에 휘말린 무역금융펀드 관련 부실을 은폐하고 사기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에 총수익스와프(TRS)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2018년 6월과 11월 무역금융펀드의 기초자산인 미국 IIG 펀드에서 문제가 발생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를 숨기고 라임펀드를 계속 판매한 혐의다. 이후 이 펀드를 2차례 구조화해 다른 정상펀드로 부실을 전가하거나 부실을 지속적으로 은폐한 혐의도 받는다.

신한금융투자는 김 사장 사퇴 이후에도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중인 라임자산운용 관련 사건에 대해 책임있는 자세로 일말의 의혹이 남지 않도록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지주는 김 사장의 사퇴 의사를 존중한다며 이날 오후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어 후임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하기로 했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신임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무엇보다 최근 사태를 고객의 입장에서 신속하게 책임지고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물로 선정할 것"이라며 "고객 손실 최소화와 함께 떨어진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에서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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