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지수 최악에 뉴욕증시 폭락…다우 2만·나스닥 7천선 붕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뉴욕증시 또 급락. 로이터=연합뉴스

뉴욕증시 또 급락. 로이터=연합뉴스

뉴욕 증시가 또다시 폭락했다. 경기부양책 기대감에 ‘반짝’ 반등한 지 하루 만이다. 이날은 장중 폭락으로 거래가 15분간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도 발동됐다.

18일(현지시간)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338.46포인트(6.30%) 폭락한 1만9898.92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2300포인트 이상 폭락하기도 했다. 다우지수가 2만선 아래서 마감한 건 2017년 2월 이후 처음이다.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 지수도 131.09포인트(5.18%) 급락한 2398.10에, 나스닥도 344.94포인트(4.70%) 추락한 6989.84에 장을 마감했다.

뉴욕증시는 오전 급락세를 보이다가 오후 들어 낙폭을 확대했다. 점심 무렵엔 S&P500지수가 7% 이상 밀리면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최근 열흘 사이 네 번째다.

뉴욕증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세계 각국의 대응책에 따라 급등과 폭락을 되풀이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국경폐쇄·이동금지·휴교·영업제한 등의 조치가 잇따르고 있고, 미국·독일 주요 자동차 기업이 공장 운영을 일시 중단한다는 소식까지 들려 투자자들의 불안을 자극했다.

여기에 “경제 안정 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실업률이 최고 20%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의 말이 불안을 키웠다.

므누신 장관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단순한 산술적 전망으로 실제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시장 불안을 잠재우진 못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라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는 장중 한때 사상 최고치 수준으로 치솟았다.

국제 유가도 약 18년 만에 최저로 추락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이날 배럴당 장중 20.06달러까지 내려가 전날보다 24% 이상 폭락한 20.3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2002년 이후 최저치다. 유가폭락에 미국 에너지 기업들이 줄도산 위기에 처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안전자산으로 불리는 채권과 금 가격도 떨어졌다. 투자자들이 자산을 모두 현금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투자 심리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 진단했다.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의 닐 더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이 급박하게 변하는 상황에서 적정 가격이 어느 수준이고, 어디에 유동성이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일단 팔고 보자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며 “변동성이 계속될 수록 투자자들의 자신감도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