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대한항공 표 대결 앞두고…리베이트 사건 고발 당한 조원태·조현아

중앙일보

입력

채이배 민생당 의원과 참여연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회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에어버스의 대한항공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해 조원태, 조현아 대한항공 이사 등에 대한 고발장 제출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채 의원은 앞서 대한항공 고위임원이 1990년대 후반에 항공기 제조업체인 에어버스로부터 180억 원의 리베이트를 약속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뉴스1]

채이배 민생당 의원과 참여연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회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에어버스의 대한항공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해 조원태, 조현아 대한항공 이사 등에 대한 고발장 제출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채 의원은 앞서 대한항공 고위임원이 1990년대 후반에 항공기 제조업체인 에어버스로부터 180억 원의 리베이트를 약속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뉴스1]

민생당 채이배 의원이 대한항공의 에어버스 리베이트 수수 의혹과 관련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 측은 오는 27일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앞두고 있다.

채이배 "리베이트 때 조현태·조현아 등기이사…모두 고발"

채 의원은 18일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등 시민단체와 함께 "대한항공 고위 임원들의 리베이트 수수에 관여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대한항공 고위 임원들을 처벌해 달라"며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횡령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채 의원은 "프랑스 검찰에 따르면 에어버스는 대한항공과 1996년부터 2000년까지 10대의 A330 항공기 구매계약을 체결하면서 대한항공 전직 고위 임원에게 1500만 달러 지급을 약속했고, 2010년부터 2013년까지 3차에 걸쳐 총 174억원 상당의 돈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에어버스 리베이트 수수 당시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 모두 대한항공의 등기이사로 회사의 이익을 위해 이사로서 항공기 구매 및 리베이트 수수 행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채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한항공의 에어버스 리베이트 수수 의혹을 제기했다. 채 의원이 제기한 의혹과 관련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수사가 필요하다면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3자 연합 "조원태 직접 참여" 대한항공 "어떤 관련도 없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대한항공 대표이사(왼쪽),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오른쪽). [뉴스1]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대한항공 대표이사(왼쪽),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오른쪽). [뉴스1]

이후 한진칼 경영권 확보에 나선 조 전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도 프랑스 고등법원 판결문을 공개하며 수사를 촉구했다. 3자 연합 측은 “2009년 이후 에어버스 항공기 구매에 직접 참여했고 엔진도입계약에 직접 서명하기까지 한 조원태 대표가 항공기 도입과 관련한 거액의 리베이트 수수에 대해 몰랐다고 하는 것은 그야말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날 채 의원은 조 전 부사장도 함께 검찰에 고발했다. 채 의원은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 측이 한진칼 경영권을 두고 다툼을 벌이고 있지만, 이들이 하나같이 회사 경영자로서 부적절하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측은 "근거로 삼는 문서는 검찰과 에어버스 사이에 체결된 사법적 공익 관련 합의서로, 객관적 증거에 기초한 재판의 판결문이 아니다"라며 조 회장 연루 의혹에 대해 강력히 부인했다.

"이번 주총에선 큰 영향은 못 줄 듯"

오는 27일 한진칼 주총 안건에는 조 회장의 연임 여부와 양측이 추천한 이사 후보들의 선임 여부가 포함돼 있다. 표 대결 결과에 따라 한진칼 지배구조가 바뀔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고발이 주총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대한항공을 담당하는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이제 막 고발한 데다 주주총회가 얼마 남지 않아서 표 대결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며 "현재로썬 조 회장 연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 연말 기준으로 조 회장과 3자 연합 측 지분율은 37.5% 대 34.2%로 박빙인 상황이다. 이후 양쪽 모두 지분을 더 늘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3자 연합은 이번 주총에서 패하더라도 이후 조 회장 해임안을 제출하며 임시 주총 소집을 끊임없이 요구할 것으로 예상한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