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명 감염' 대구 한사랑요양병원...주민 "또 시작일까 걱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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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명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 서구의 한사랑 요양병원. 대구=백경서 기자

75명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 서구의 한사랑 요양병원. 대구=백경서 기자

18일 오후 대구 서구 한사랑요양병원. 이날 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자 75명이 발생하면서 경찰 두 명이 병원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요양병원 양옆 건물 내 상점 등은 모두 문을 닫은 상태였다.

75명 감염자 발생한 한사랑요양병원 #양 옆 건물 내 예식장, 상점 문 닫아 #인근 주민들 "회복세인줄 알았는데"

요양병원 바로 옆에서 예식장을 운영하는 박모(63)씨는 "우리 예식장은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2월부터 문을 닫은 상태다"며 "요양병원에서 75명의 환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아침에 들었는데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이날 대구시는 한사랑요양병원에서 75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자가 무더기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확진자는 환자 57명, 직원 18명이다. 병원에는 환자 117명이 입원해 있고 종사자 71명이 근무하고 있다. 병원은 코호트 격리(동일집단격리) 됐다.

 박씨는 "예식장은 예약금을 다 돌려주고 가을까지 문을 닫기로 했는데 병원은 이미 환자가 입원해 있으니 돌려보내기가 쉬우냐"며 "한사랑요양병원에서 그동안 집단 감염을 우려해 조심해왔던 것으로 아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18일 오전 환자와 직원 등 70여 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진 대구 서구 한사랑요양병원 입구에서 경찰이 건물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뉴스1

18일 오전 환자와 직원 등 70여 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진 대구 서구 한사랑요양병원 입구에서 경찰이 건물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뉴스1

 인근 주민들은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병원 옆 식당 주인은 "최근 대구 신규확진자 발생이 두 자릿수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집단 감염 사례가 바로 옆에서 나왔다고 하니 또 시작일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근처 회사를 다니는 20대 직장인은 "회사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며 "코로나19 이후 4교대로 나눠 일주일씩 돌아가면서 근무 중인데도 산발적으로 계속 터지니 불안한 마음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병원에서는 지난 16일 간호사 한 명이 첫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구시에서는 10일 전쯤 첫 증상자가 발생했고, 그동안 병원 내 확산이 일어났던 것으로 보고 있다.

김종연 대구시감염병관리단 부단장은 이날 대구시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이 병원에 대한 기본 역학조사 결과 의심증세가 나타난 지 7~8일이 된 직원들이 다수였다”고 설명했다. 직원들 사이에서 증상이 수일 전부터 나타났는데도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실이 신속히 밝혀지지 않은 이유를 두고 “종사자들 스스로 보건소 등에서 검사를 받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아직 조사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김 부단장은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근무를 하긴 했지만, 요양병원의 특성상 환자들과 밀접 접촉이 상당히 이뤄졌기 때문에 다른 환자들에게 추가 감염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보건 당국은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들이 언제부터 증상을 느꼈는지는 역학조사 중이다.

대구=백경서·김윤호·김정석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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