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 출마 시한날 사표 낸 최강욱 “대통령께 부담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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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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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사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16일 사의를 표명했다. 최 비서관은 페이스북에 올린 ‘사직의 변’에서 “대한민국의 역사, 문재인 정부의 역사를 거듭 생각하며 이제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고 했다. 그는 “이제는 더 이상 (청와대) 안에서 대통령께 부담을 드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 생각했다”고 밝혔다.

조국 아들 허위 인턴증명서 혐의 #기소에도 버티다 두달 만에 사의 #일부선 “총선 비례대표 노리나”

최 비서관은 이 글에서도 검찰 기소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저는 뜻하지 않게 ‘날치기 기소’라는 상황을 만나 결국 형사재판을 앞두게 되었다”면서 “촛불 시민의 명령을 거스르려는 특정 세력의 준동은 대통령님을 포함해 어디까지 비수를 들이댈지 모르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코 좌시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최 비서관은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였던 2017년 10월 조 전 장관 아들의 인턴활동 확인서를 허위로 발급해 그의 대학원 입시에 도움을 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기소 뒤 사퇴 압박에도 직을 유지하던 그가 2개월여 만에 갑작스레 사직하자 그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그가 사직한 16일이 총선 30일 전, 즉 비례대표에 출마하는 공직자의 사퇴 마감일(지역구 출마는 90일 전)이라는 점 때문이다. 기소 직후 사직하면 스스로 혐의를 인정하는 듯한 모양새가 되고 청와대 역시 검찰에 밀리는 인상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이유 외에 ‘다른 계획’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것이다.

최 비서관이 페이스북 글에서 “촛불 시민과 문재인 정부의 역사를 지켜내고 싶다” “집요한 음모를 마주하고도 뒷전에서 외면할 수는 없다”라고 적은 것도 정치권에 계속 머무르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최 비서관이 비례대표 출마를 선택한다면 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연합정당 또는 정봉주 전 의원과 손혜원 무소속 의원이 창당한 열린민주당 둘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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