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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보냈는데 단 한명도" 황교안 '미래한국당 비례명단'에 분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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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렸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왼쪽 두 번째부터)가 행사가 끝나 뒤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심재철 원내대표. 임현동 기자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렸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왼쪽 두 번째부터)가 행사가 끝나 뒤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심재철 원내대표. 임현동 기자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공병호)가 정한 비례대표 후보명단이 16일 당 최고위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발표되지 못했다.

당 공관위는 이날 비례 후보 1번에 조수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2번에 신원식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 등 비례 후보 40인 추천 명단을 정했다.

100여명의 선거인단 찬반 투표까지 가결된 비례 명단은 당 최고위원회 의결 직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이날 최고위원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정원 미달’로 열리지 못했다. 당 최고위는 한선교 대표를 포함해 조훈현 사무총장·정운천·이종명·김성찬 의원 등 5명이다.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에 따르면 모(母)정당인 통합당은 최근 영입 인사 10명을 한선교 대표를 통해 공병호 공관위원장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비례 명단에는 통합당 영입 인사들이 순번 20번 밖으로 밀려나 있었다. 황 대표가 공들여 영입한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 관장은 21번을 받았고 탈북자 출신 지성호 나우 대표는 예비 명단 4번(비례 44번)으로 밀려났다.

통합당 핵심 관계자는 “황 대표를 중심으로 영입한 통합당 인재는 자매 정당인 한국당에서 비례대표로 써야 한다”며 “이들이 당선권인 20번 밖으로 밀려나 황 대표가 크게 화를 냈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다른 통합당 인사는 “비례 상위를 받은 우원재 씨 등은 통합당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인사라는 반응이 많다”며 “황 대표와 뜻을 같이하는 한국당 내 최고위원(김성찬·이종명·정운천 등)이 비례 명단을 의결하지 않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결국 회의에는 한선교 대표와 공병호 공관위원장, 그리고 조훈현 사무총장이 참석했는데, 조 사무총장이 한 대표에게 화를 내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는 모습이 목격됐다.

염동열 통합당 인재영입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통합당의 영입 인사를 무시한 미래한국당의 공천 결과를 보며 매우 침통하다”며 “자가당착 공천으로 영입 인사들의 헌신이 정말 헌신짝처럼 내팽개쳐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제라도 한 대표와 최고위원회의 재심과 재논의를 통해 총선 승리를 위한 길을 모색해 달라”고 요구했다. 통합당 내에 “미래한국당이 독자적인 길을 가려는 게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최고위는 이르면 17일 다시 열린다. 당헌·당규상 최고위에서 공관위에 재심의를 요구하게 되면 공관위는 이를 다시 논의한 후 3분의 2 이상의 공관위원이 공천안을 확정하면 최고위는 이를 수용해야 한다. 한 대표는 이날 비례대표 순번안이 정해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선거인단 투표가 끝나지 않았냐. 절차는 다 끝났다”며 “최고위 의결만 남았다. 내일(17일) 최고위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왼쪽)과 신원식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 연합뉴스·채널A 캡처

조수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왼쪽)과 신원식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 연합뉴스·채널A 캡처

정치권에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따라 통합당의 ‘예상 지지율’을 미래한국당이 그대로 정당득표로 가져갈 경우 최대 17~20석의 비례대표 의석을 가져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날 공관위가 발표한 비례대표 후보 1번 조 전 위원은 종합편성채널 ‘채널A’에서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 ‘대깨조’(대가리가 깨져도 조국)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현 정부를 공격해온 인사다. 신원식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도 합참 차장 출신인 신 전 사령관 역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왔다. 이어 ‘1호 영입 인재’인 김예지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가 3번, 조태용 전 외교부 1차관이 4번에 배정됐다. 5번은 김정현 법률사무소 공정 변호사, 6번은 권신일 에델만코리아 수석부사장, 7번은 이영 전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이 배치됐다. 8번은 우원재유튜브채널 ‘호밀밭의 우원재’ 운영자, 9번은 이옥남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연구소장, 10번은 이용 봅슬레이 스켈레톤 국가대표 총감독 순이었다. 정운천 최고위원은 18번을 받았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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