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로금리·양적완화에도…코스피, '반짝' 반등했다 혼조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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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16일 코스피가 잠시 반등하며 1800선을 넘었다가 다시 1770선을 오르내리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3.99포인트(1.92%) 오른 1805.43으로 개장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의 거센 매도세에 장 초반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후 다시 소폭 상승세로 돌아서며 오전 10시 현재 1777.84를 기록 중이다.

이날 장이 열린 후 30분 동안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840억원, 261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은 4323억원을 순매수 중이다.

지난 주말 미국 증시가 제자리를 찾으며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직 부진한 모양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15일(현지시간) 정책금리를 0.0~0.25%로 1%포인트 내려 5년 만에 다시 제로금리 시대를 열었다. 아울러 7000억 달러 규모의 양적 완화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하지만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자 수는 빠르게 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3일(미국 동부시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후 14일에는 확진자 수가 2000명을 넘어섰고 15일에는 3244명까지 늘었다.

DS투자증권 나정환 연구원은 "코로나 19가 유럽과 미국에서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어 위험자산인 주식을 회피하는 경향은 이번 주에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완화적인 통화정책으로 '패닉 셀(Panic Sell·공포로 인한 매수)'은 어느 정도 완화될 것"이라면서도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증시의 하단 예측은 어렵고, 악재에 증시가 크게 하락할 수 있는 만큼 현금 보유 및 시장 관망이 최선의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확정된 것은 없지만, 한국은행에서도 이번 주 중 기준금리 인하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한금융투자 곽현수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변동성을 줄여나간다면 외국인 매도 강도도 약해질 수 있다"고 봤다. 곽 연구원은 "외국인 코스피 누적 순매수 금액은 S&P500 흐름과 거의 일치한다"며 "미국 증시 안정이 코스피에서 탈출하고 있는 외국인을 붙잡는 가장 확실한 처방"이라고 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는 전 거래일보다 8.3원 오른(환율은 내림) 1211.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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