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도쿄올림픽 연기' 제안에 놀란 日 "검토 안해"

중앙일보

입력

하시모토 세이코 일본 올림픽상. 연합뉴스

하시모토 세이코 일본 올림픽상. 연합뉴스

일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연기 제안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대회 조직위원회도 연기나 취소는 일절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13일 NHK, 니혼게이자이 신문 등에 따르면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올림픽·패럴림픽상은 이날 오전 각의(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무관중이나 관중 인원수 제한 등의 조치 여부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어 "7월 24일 개막을 위해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대회 진행을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1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와의 회담 자리에서 도쿄올림픽에 대해 "그냥 내 생각일 뿐이지만, 어쩌면 그들이 1년 정도 연기할 수도 있다"며 "관중 없이 하는 것보단 1년 미루는 게 나은 대안"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으로 13일 도쿄증시 시장의 닛케이지수는 오전 장중 한 때 1800포인트, 10% 하락해 기록적인 폭락을 이어갔다.

만일 도쿄올림픽이 연기되거나 취소되면 IOC와 조직위, 도쿄도(東京都) 모두 큰 손실을 보게 된다. SMBC닛코(日興)증권은 도쿄올림픽이 취소되면 6700억엔(약 7조8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13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회담에서 "일본은 도쿄올림픽 개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의 투명성 있는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답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이날 각의 후 기자회견에서 미일 정상이 전화 회담을 가졌다고 밝히고 "정부로서는 예정대로 대회 개최를 위해 준비를 착실하게 진행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조직위)도 "지금까지의 비슷한 사태의 추이를 주시하며 예정대로 7월의 안전, 안심할 수 있는 대회 개최를 위해 준비하겠다"고 성명을 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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