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사이타마市, 조선학교 빼고 유치원에 마스크 배포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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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자 사이타마(埼玉) 조선초중급학교 유치부 원장(오른쪽)이 11일 학교 관계자들과 함께 사이타마 시청을 찾아가 조선학교 유치부를 마스크 배포 대상에서 제외한 것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양자 사이타마(埼玉) 조선초중급학교 유치부 원장(오른쪽)이 11일 학교 관계자들과 함께 사이타마 시청을 찾아가 조선학교 유치부를 마스크 배포 대상에서 제외한 것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의 한 지방자치단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관내 유치원에 마스크 배포를 계획했지만, 조선학교 유치원은 제외해 논란을 일으켰다. 항의가 이어지자 이 지자체는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11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사이타마현 사이타마시는 지난 9일부터 관내 보육소(어린이집)와 유치원, 방과후교실, 고령자 시설 등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위해 마스크를 배포하는 계획을 세웠다. 배포량은 시설당 50장(1상자) 정도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 당국은 조선초중급학교 부설 유치부는 배포 대상에서 뺐다. 시 당국이 지도·감독하는 시설이 아니라는 이유를 들면서다. 해당 유치원에는 원아 41명이 다니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박양자 원장 등 사이타마 조선학교 유치부 관계자들은 11일 항의에 나섰다. 박 원장은 "(마스크) 한 상자가 탐나서 그런 게 아니라 아이들의 생명이 평등한 대우를 받기를 바랐다"고 설명했다. 항의가 들어오자 시 당국 관계자는 배포 대상에 조선학교 유치부까지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아울러 통신은 사이타마시 직원이 지난 10일 '다른 곳에 팔아넘길지 모른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조선학교 유치부에 마스크를 배포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이러한 발언이 나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발언에 대해 시 직원은 박 원장 등 유치원 관계자 측에 "부적절했다"며 사과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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