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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정당 당원투표’ 앞둔 민주당, 김홍걸·박명숙 비례후보 확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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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추천관리위원회(위원장 우상호)가 11일 의약품 유통업체 ‘지오영’ 고문 출신의 박명숙(60) 대한약사회 국제이사와 김홍걸(56)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을 포함한 21명의 비례대표 후보 명부를 확정했다. 여성 13명, 남성 8명이다.

2013년 1월부터 지난 1월까지 지오영 고문으로 일한 박명숙 이사는 최근 지오영이 공적 마스크 공급판매처 지정 특혜 의혹이 불거진 뒤 비례대표 경선 후보에 오른 사실이 재조명됐던 인물이다. 김홍걸 의장은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의 3남이다. 김 의장이 향후 당선권에 배치되면 DJ는 물론 그의 아들 3형제(홍일·홍업·홍걸)가 모두 국회의원 이력을 갖게 된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김홍걸 대표상임의장이 지난 3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향후 정치 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김홍걸 대표상임의장이 지난 3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향후 정치 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4·15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영입한 인사들의 운명은 엇갈렸다.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어 ‘태호 엄마’로 알려진 이소현(37)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와 이경수(63) 전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부총장은 경선을 통과한 반면 베트남 출신 이주민 원옥금(45) 이주민센터 ‘동행’ 대표는 낙천했다. 주요 당직자 중에서는 이수진(50) 최고위원과 전용기(28) 전국대학생위원장 등이 공천됐다.

이날 경선을 통과한 21명의 후보 중 20·30대는 8명(38.1%)이었다. 이소현 활동가와 전용기 위원장을 포함해 김나연(25) 하나은행 계장, 김현주(29) 세무사, 박은수(25) 전 민주당 전국대학생위 부위원장, 서국화(35)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 공동대표, 정이수(38) 변호사, 권지웅(32)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이사 등이다. 경선 전 50.1세였던 비례대표 후보 신청자의 평균 나이는 경선 후 45세로 어려졌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추천관리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국민공천심사단 투표 결과를 밝히고 있다.<br><br>[뉴스1]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추천관리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국민공천심사단 투표 결과를 밝히고 있다.<br><br>[뉴스1]

이 밖에 강경숙(52) 원광대 교수, 백혜숙(53) 서울시 농수산식품공사 전문위원, 양경숙(57) 한국재정정책연구원장, 양정숙(54) 전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 이상미(52) 유니세프 한국지부 정부협력조정관, 김상민(48) 민주당 전국농어민위원회 부위원장, 이상이(56)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 정우식(51)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상근부회장, 최희용(44) 전 참여자치21 광주지부 대표 등도 공천됐다. 비례대표 후보 공모자 128명 중 서류·면접 심사를 통과한 일반경쟁분야 후보 40명이 지난 10~11일 국민공천심사단(81만7031명) 투표(투표율 21.9%)를 거친 결과다. 이들 일반경쟁분야 21명과 제한경쟁분야 4명(장애인·여성, 외교·안보, 취약지역, 사무직 당직자) 등 25명의 순번은 14일 당 중앙위원회 투표로 확정된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례 연합정당 참여 관련 의견 수렴을 위한 권리당원(78만9870명) 투표를 12일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문항은 연합정당 참여 찬성·반대를 묻는 1개로 구성된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최고위는 이날 당 공식 홈페이지에 당원 투표 제안문을 게재하면서 “소수정당 원내 진입 보장이라는 선거제도 개혁의 취지를 살리면서 미래통합당의 비례 의석 독식과 원내 1당을 막고,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의 토대를 만들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우리의 목적은 선거법의 취지를 살리고 반칙과 탈법을 저지르는 미통당(통합당)을 응징하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당원 투표 결과 연합정당 참여로 기울더라도 변수는 남는다. 14일 당 중앙위에서 결정될 민주당 비례 명부 순위가 연합정당 명부에 그대로 반영될지는 미지수여서다. 이 대표는 “소수정당 후보에게 앞 순번을 양보하는 희생으로,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소수정당이 원내에 진출하도록 돕고자 한다”고 했지만, 연합정당 명부의 지분과 순번을 둘러싼 군소 야당과의 다툼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승수 정치개혁연합 집행위원장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치개혁연합 사무실에서 열린 '창당일정 발표 및 선거연합정당 기조에 관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하승수 정치개혁연합 집행위원장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치개혁연합 사무실에서 열린 '창당일정 발표 및 선거연합정당 기조에 관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와 관련, 연합정당 창당을 추진 중인 하승수 정치개혁연합 집행위원장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아직 참여 정당의 범위가 확정되지 않아 구체적인 것은 말할 수 없지만, 나름대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중앙선관위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공천 관리와 선거인단 투표 등의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15일 공식 창당 예정인 연합정당은 공직선거법 47조에 따라 비례대표 공천의 구체적 사항을 담은 당헌·당규·내부규약을 만들어야 한다. 후보 선출과 관련, 민주적 투표 절차도 마련해 선관위에 제출해야 하는 기술적 문제도 남아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한 관계자는 “연합정당 안에서 비례대표 후보 조정이 끝나면 나중에 찬반을 묻는 방식으로 ‘민주적 절차’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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