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1일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의 통합 제안에 “실용적 중도정치의 길을 굳건하게 가겠다”고 거부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당은 이날 기자들에게 ‘안철수 대표의 기본 입장’이라는 제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 이같이 전했다.
한 대표는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총선의 가장 큰 대의는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폭정을 막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미래한국당과 국민의당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며 “내일이나 모레쯤 대구에서 안 대표를 만나 결론을 짓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입장문에서 “대구에서 의료자원봉사를 하고 있어 정치적으로 누구를 만날 입장과 상황이 아니다”라며 한 대표가 대구로 찾아도더라도 만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관계자도 “대구에서는 지금 삶과 죽음이 오가고 있다. 정치적인 만남을 가질 상황이 아니다. 안 대표는 추후에도 만남을 가질 생각이 전혀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안 대표는 “거대 양당 구도 자체가 개혁대상”이라며 통합당의 통합 제안을 거절해 왔다. 다만 이번 4·15총선에서 지역구 후보는 내지 않고 비례대표 후보만 내겠다고 해 야권 선거연대를 우회적으로 수용했다.
이달 들어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대구를 찾아 의료봉사를 하고 있다.
안 대표는 지난 9일 화상회의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에서 진료 중 만난 코로나19 환자 사연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대구 상황을 전하며 “우리가 정말 지금 이 시점에도 나라가 둘로 나뉘어 싸워야만 하는 것인지, 권력을 가진 자와 그 권력을 빼앗으려는 자 모두 국가의 책임과 역할에 대해 단 한 번이라도 책임 있게 고민했던 세력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적 위기 속에서 정치의 진정한 설 자리는 어디인지 생각하고, 정리된 생각을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