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험지라는 5곳 비교해보니…세종을ㆍ구로을이 가장 어려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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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에서 '세종을'에 출마하는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구로을'에 출마하는 김용태 의원. [중앙포토]

4.15 총선에서 '세종을'에 출마하는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구로을'에 출마하는 김용태 의원. [중앙포토]

‘험지(險地·당선되기 어려운 지역이란 의미)’는 4ㆍ15 총선 공천을 앞두고 미래통합당의 화두로 떠오른 용어다. 지난해 11월부터 당 중진들을 향해서 “영남ㆍ강남 3선 이상은 용퇴하거나 험지로 출마하라”(김태흠 의원)는 말이 나왔다.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이후 비대위 체제 전환 요구가 나오자 황교안 대표가 꺼낸 대응 카드도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겠다”는 말이었다. 통합당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지역으로 지목받은 지역의 현역 의원 몇몇은 공관위가 구성되기도 전부터 자발적으로 컷오프를 피하기 위해 ‘험지행’을 택했다.

뿐만 아니라 당 주요 인사들도 ‘험지’로 향했다. 황교안 대표가 ‘서울 종로’, 김병준 전 한국당 비대위원장은 ‘세종을’,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양산을’ 출마를 자청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일찌감치 서울 ‘광진을’을 찍었다. 김용태 의원도 원래 지역구(서울 양천을)보다 더 험지라는 서울 ‘구로을’로 방향을 틀었다. 주요인사들의 ‘험지행’이 잇따르다보니 당 안팎에서는 “진짜 험지가 어디냐”는 말이 나온다.

실제 당 주요 인사들이 출마했거나, 출마를 시도했던 ‘험지’ 5곳(서울 종로ㆍ광진을ㆍ구로을, 세종을, 양산을)의 최근 세 차례 선거에서 각 당의 득표율을 확인해봤다.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광역단체장 득표 기준) 등이다. 전체적 득표율을 살펴보면 통합당 입장에서 서울 구로을과 세종을이 가장 당선 난이도가 높은 지역에 들어가고, 이후에는 서울 광진을과 종로, 양산을 순이었다.

2016년 총선에서 당시 보수정당인 새누리당 득표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서울 구로을(31.5%)이었다. 나머지 지역들은 세종을(36.5%)→서울광진을(37.2%)→양산을(38.4%)→종로(39.7%) 순이었지만 큰 차이는 나지 않았다. 민주당 득표율 역시 구로을(54.1%)이 가장 강했다. 무소속 출마한 이해찬 의원의 득표율(43.4%)을 합치면 세종을(53.8%)이 그 다음이었다. 이후 종로(52.6%)→광진을(48.5%)→양산을(40.3%) 순이었다.

2017년 대선 득표율 역시 일부 순위가 달라지긴 했지만 전체적인 순위는 엇비슷했다. 홍준표 당시 한국당 후보 지지율이 가장 낮은 곳은 세종을(16.3%)이었다. 뒤이어 구로을(18.7%)→광진을(19.0%)→종로(21.8%)→양산을(29.2%) 순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득표율 역시 세종을(49.9%)이 가장 높았다. 종로(41.6%)와 양산을(42.4%)은 문 대통령 득표율이 비교적 낮게 나왔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투표 결과도 앞선 두 선거와 비슷한 양상이었다. 세종을(20.4%)과 구로을(20.4%)에서는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의 득표율이 20% 수준이었다. 광진을(21.4%)과 종로(23.4%)에서도 20% 초반을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양산을(38.7%)은 이 지역보다 한국당 후보(김태호 전 지사) 지지율이 높게 나타났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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