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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선 마스크 빨아쓴다···이들에겐 생명, 양보하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울산 7번째 확진자가 작업치료사로 근무하던 울산시 울주군 삼남면 이손요양병원이 지난 26일 오후 확진자의 검사를 결과를 기다리며 자체 시설 격리돼 있다.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울산 7번째 확진자가 작업치료사로 근무하던 울산시 울주군 삼남면 이손요양병원이 지난 26일 오후 확진자의 검사를 결과를 기다리며 자체 시설 격리돼 있다.뉴스1

마스크를 1인당 2매로 제한하는 사실상의 배급제 시행을 이틀 앞두고 곳곳에서 마스크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요양병원 등의 마스크 부족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김동현 한국역학회장(한림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이 '마스크 양보'를 제안하고 나섰다. 그의 해법을 들어본다.

김동현 한국역학회장 "마스크 양보하자"

제안을 설명해달라
매일 늘고 있는 코로나19 확진자로 우리의 불안은 끝없이 깊어지고 있다. 이렇게 어려울 때일수록 모두 힘을 모아 이 위기를 꼭 이겨내야 한다. 그런데 같은 어려움이라도 코로나19로 인한 건강피해 고위험군이라 할 수 있는 고령자와 기저질환자(지병이 있는 사람) 등 취약한 사람과 이들 환자를 돌보는 보건의료인을 우선적으로 지켜줘야 한다. 이들에게 마스크는 생명이다.
상황이 어떤가 
마스크 대란 상황이 사실 매우 당황스럽다. 갑작스럽게 전 국민이 마스크를 구하고자 나서는데, 이런 폭발적 수요를 공급이 즉각 감당해 내긴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정작 마스크가 가장 필요한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등에서 마스크 부족 현상이 가장 심각하다. 지금 고령의 환자를 관리하는 요양병원 간호사와 간병인들이 마스크를 며칠씩 빨아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환자를 진료하는 보건의료인도 진료 활동 중에 바이러스를 옮기거나 옮을 수 있다. 마스크가 필수적인 보호장비다.
마스크를 언제 써야 하나
건강한 성인도 마스크 사용이 꼭 필요한 상황이 있다. 불가피하게 사람이 많은 장소와 복잡한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거나, 병의원을 방문할 경우, 노인이나 만성질환자를 돌볼 때는 마스크를 사용하는 게 좋다. 그러나 개인 공간에서, 길거리를 걸을 때, 다른 사람과 2m 이상의 사회적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경우라면 마스크 사용이 필요 없다.
대한예방의학회ㆍ한국역학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대책위원회가 지난달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과대학에서 대국민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이 한국역학회 김동현 회장, [연합뉴스]

대한예방의학회ㆍ한국역학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대책위원회가 지난달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과대학에서 대국민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이 한국역학회 김동현 회장, [연합뉴스]

외국은 어떤가 
오히려 마스크를 맹신하여 손 씻기에 소홀해서는 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고 방역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질병관리본부(CDC) 등 미국 보건당국에서도 건강한 성인의 마스크 사용을 권장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이번 코로나19 감염의 가장 효과적인 예방은 ‘자주 손 씻기’라고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다.
정부가 고위험군 공급량을 늘린다고 하는데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정부에서도 마스크의 고위험군 우선 공급 및 공적판매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로는 부족하다. 건강한 생활을 하는 이들은 마스크를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자발적으로 양보하자. 공적으로 지급되거나 개인적으로 보유한 마스크를 읍면동 사무소를 통해 기부하자. 멀리 홍콩 교민들도 자신들에게 주어진 마스크를 모아 한국에 보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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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끝날 것 같은가 
이 위기의 끝은 알 수 없다. 그러나 지금 같이 견뎌내면 앞으로도 같이 견뎌낼 수 있다. 노인, 만성질환자, 보건의료종사자에게 있어서 마스크 착용은 생명을 지키는 안전밸트이다. 나아가 마스크 양보는 우리 공동체 위기를 힘 모아 이겨내고자 하는 모두의 심리적  안전벨트가 될 것이다.

신성식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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