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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웃게한 바이든도 코로나에 힘 못썼다···다우 3.58% 하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따른 뉴욕 증시의 롤러코스터(변동성) 장세가 극에 달한 모습이다. [AFP=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따른 뉴욕 증시의 롤러코스터(변동성) 장세가 극에 달한 모습이다. [AFP=연합뉴스]

뉴욕증시가 또다시 급락했다. 전 세계로 빠르게 퍼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더믹(pandemicㆍ전 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공포를 떨치지 못한 채 다시 3% 넘게 주저앉았다.

다우지수, 전날 1200P 가까이 폭등 후 970P 급락 #워싱턴 이어 캘리포니아도 '비상사태'…뉴욕 확진자 22명 #중앙은행·재정당국 '대응책', "효과 미미할 것" 회의론

미국 민주당 후보들의 ‘슈퍼 화요일’ 경선 결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화려하게 부상하면서 전날 증시가 환호했지만, 투자자들의 눈길은 다시 코로나19로 향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주식시장에서 다우산업종합지수는 전날 대비 969.58포인트(3.58%) 떨어진 2만6121.28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106.18포인트(3.39%) 밀린 3023.94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종합지수도 전날보다 279.49포인트(3.10%) 하락한 8738.60으로 거래를 마무리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전날보다 23.85% 급등한 39.62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팬더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에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극대화했다.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팬더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에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극대화했다. [AFP=연합뉴스]

뉴욕증시는 다우지수 기준으로는 연일 1000포인트 안팎의 급등락을 반복하며 최악의 한 주를 보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미국 금융시장이 현기증 나는(dizzying) 일주일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다우지수는 지난 2일 포인트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상승 폭인 1293.96포인트(5.09%) 폭등했다가, 3일에는 장중 1300포인트 출렁인 끝에 785.91포인트(2.94%) 낙폭을 기록했다. 4일에 다시 1173.45포인트(4.53%) 치솟은 다우지수는 하루 만에 1000포인트 가까이 고꾸라져 그야말로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개별 종목으로 보면 여행 제한 소식에 항공기부품 제조업체 유나이티드테크(-9.06%)와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8.04%)의 하락 폭이 두드러졌다. 금융주도 많이 빠졌다.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이 장중 0.9% 밑으로 밀리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자 JP모건체이스(-4.91%)와 골드만삭스(-4.77%) 등이 크게 하락했다.

실제로 미국 본토에서 코로나19는 빠르게 확산 중이다. 워싱턴주에 이어 캘리포니아주도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뉴욕에서는 하루 만에 11명이 늘어 확진자는 모두 22명이 됐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를 포함한 석학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지구촌 경제의 공급과 수요가 이중 쇼크에 빠졌고, 과거 수요 측면에서 비롯된 위기 상황에 비해 정책적인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AFP=연합뉴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를 포함한 석학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지구촌 경제의 공급과 수요가 이중 쇼크에 빠졌고, 과거 수요 측면에서 비롯된 위기 상황에 비해 정책적인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AFP=연합뉴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도 대체로 부진했다. 미국 상무부는 1월 공장재 수주 실적이 전월보다 0.5%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예상치 0.1% 감소를 하회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해 4분기 비농업 생산성 확정치가 전 분기 대비 연이율 1.2%(계절 조정치) 상승했다고 밝혔다. 예비치 1.4%에서 하향 조정됐고, 시장 예상 1.3% 상승에도 못 미쳤다.

미국을 필두로 한 주요국 중앙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각종 대응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세계 경제에 미칠 충격이 예상보다 커, 효과가 신통치 않을 것이란 회의론이 만만찮다. 전통적인 형태의 경기 침체보다 이번 사태가 대응하기 더욱 힘들다는 것이 석학들의 진단이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보고서를 통해 “1970년대 발생했던 공급 쇼크와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리세션) 초기에 진입했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데이비드 윌콕스 연구원은 “과거 경제 위기는 통상 수요 급감으로 인해 발생했고, 이 경우 경기 부양책이 효과를 냈다”며 “반면 이번에는 수요와 함께 공급 측면까지 동시에 쇼크가 발생했고, 정책적인 대응이 간단치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배정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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