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검찰에 신천지예수교회 증거장막성전(신천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지시한 것을 둘러싸고 논란이 불거지자 “국민 86% 이상이 압수수색의 필요성을 요구하고 있다. 전례가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은 너무나 소극적인 행정”이라고 답했다.
해당 여론조사는 CBS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달 28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501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 포인트)한 것이다. 조사 방식은 무선 전화면접 10%와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ARS)을 혼용한 방식이다.
설문은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정부가 신천지 측으로부터 받은 신도명단의 신뢰성에 대한 논란이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와 관련된 다음 두 주장 중 어디에 좀 더 공감하십니까? ”라고 묻는다. 이에 대한 답변으론 ①믿을 수 없는 명단이니 압수수색을 해야 한다 ②믿을 수 있는 명단이니 압수수색은 과도하다 ③잘 모르겠다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즉 신도명단의 신뢰성 논란을 전제로 한 뒤 "믿을 수 있나"라고 물은 것이다.
조사결과는 ①믿을 수 없다 86.2%, ②믿을 수 있다 6.6%, ③모름·무응답이 7.2%였다.
이같은 설문 문항을 두고 전문가들은 편향적인 질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5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논란이 있다는 전제 자체가 명단이 허구일 가능성을 전제했기에 유도 질문이 될 수 있다”며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건 필요하지만, 정보전달을 넘어서면 안된다”고 말했다.
명단 신뢰성과 검찰 압수수색은 다른 차원의 질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답변에서 주안점이 압수수색보다 신뢰성에 찍힐 수 있다. '(명단을) 믿을 수 없더라도 압수수색은 안 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 두 가지가 섞여 있다”며 “여론조사 문항은 논란 소지를 최소화해야 하므로 압수수색에 대한 찬반만 물어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치우친 문답이라는) 의견이 있을 수는 있다. 믿을 수 없어도 압수수색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어서 ‘잘 모르겠다’는 응답도 넣었다”며 “핵심 이슈는 신천지 측이 신도 명단 중 일부를 의도적으로 숨기고 있어서 압수수색이 필요하지 않으냐고 물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해당 문항은 CBS와 함께 논의해서 작성한 것”이라고 했다.
박해리·정진호·함민정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 알려왔습니다=보도 이후 김석호 서울대 교수가 자신의 발언을 전체적으로 담아 진의를 분명해 해달라고 요청해, 이를 반영합니다.
*원 기사
이같은 설문 문항을 두고 전문가들은 편향적인 질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5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논란이 있다는 전제 자체가 명단이 허구일 가능성을 전제했기에 유도 질문이 될 수 있다”며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건 필요하지만, 정보전달을 넘어서면 안된다”고 말했다.
*수정 기사
이같은 설문 문항을 두고 전문가들은 문항과 답변의 구성에 대해서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5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핵심은 논란의 인지 가능성이다. 신천지 명단이 논란이 된다는 걸 모든 국민이 인지하고 있으면 이런 질문을 해도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유도 질문이 될 수 있다"며 "어느 정도 상황 설명은 필요하기 때문에 명단의 신뢰성에 대해 먼저 묻고, 압수수색 찬반을 따로 묻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